작성일: 2026년 7월 15일
참고 기사
– 2027년 최저임금 시급 1만700원 확정…3.7% 인상 (Daum)
– 2027년 최저임금 시급 1만 700원 확정…올해보다 380원 인상 (뉴스1)
– [속보] 2027년도 최저임금 1만 700원…3.7% 인상 (서울신문)
– 2027년도 최저임금 14일 최종 결정 전망 (한국NGO신문)본 글에서 인용하는 최저임금법 조항은 첨부 자료 「노동법 13종.pdf」에 수록된 원문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서론 — 105일의 진통 끝에 나온 숫자
2026년 7월 14일 밤, 최저임금위원회가 제14차 전원회의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 70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올해(2026년 적용) 1만 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금액입니다. 주 40시간·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23만 6,300원이 됩니다. 노동계는 처음 16.3% 인상한 1만 2,000원을, 경영계는 사실상 동결인 1만 320원을 내걸고 약 105일간 13차례의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맞섰지만, 격차를 690원까지 좁힌 뒤 결국 표결로 매듭지어졌습니다.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생계의 하한선이,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인건비 부담의 출발선이 걸린 문제이기에 매년 이 시기 최저임금은 사회 전체의 관심사가 됩니다. 이 진통은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니라, 최저임금이 근로자의 생계와 사업주의 인건비를 동시에 규율하는 강행규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저임금이 어떤 법적 절차로 정해지고, 확정된 1만 700원이 2027년 현장에서 어떤 효력과 의무로 작동하는지를 첨부 자료에 수록된 최저임금법 조항을 중심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본론 — 결정 절차와 현장에서의 강행적 효력
첫째, 최저임금은 법이 정한 절차로만 결정됩니다. 최저임금법 제8조 제1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하고, 그 전에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를 요청하도록 규정합니다. 위원회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최저임금안을 의결해 제출해야 합니다(제8조 제2항). 이번 1만 700원 역시 이 법정 절차를 따른 결과입니다. 위원회는 제14조에 따라 근로자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표결에서는 사용자위원안 15표, 근로자위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위원안이 채택됐습니다. 노사가 끝내 합의하지 못하면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의 표심이 결과를 가르는 구조가 올해도 되풀이된 셈입니다.
둘째, 결정 기준과 효력 발생 시점은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제4조 제1항은 최저임금을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합니다. 3.7%라는 인상률은 이 네 가지 요소를 둘러싼 노사의 해석 차이가 절충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확정된 최저임금안은 제10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체 없이 고시하며, 고시된 최저임금은 제10조 제2항에 따라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1만 700원은 2027년 1월 1일부터 동거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고시 전 이의가 있는 노사 대표는 제9조에 따라 고시일부터 1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셋째, 확정된 최저임금의 효력은 강행적입니다. 제6조 제1항은 사용자가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의무를 부과합니다. 더 주목할 조항은 제6조 제3항입니다.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고, 무효가 된 부분은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즉 근로자가 최저임금 미만 조건에 서명했더라도 그 합의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으며, 미달분은 자동으로 최저임금액으로 채워집니다. 또한 제6조 제2항은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 수준을 낮추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를 위반해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종전 임금을 낮춘 사용자는 제28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징역과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넷째, 산입 범위와 수습 감액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최저임금 준수 여부는 기본급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제6조 제4항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되, 상여금과 식비·교통비 등 복리후생비의 경우 해당 연도 월 환산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만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주는 기본급뿐 아니라 실제 산입되는 임금 총액이 1만 700원 기준을 충족하는지 계산해야 하고, 매월 지급되지 않는 상여금 등은 산입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제5조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고 수습을 시작한 지 3개월 이내인 근로자에게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과 다른 금액을 정할 수 있으나, 단순노무 직종 종사자는 이 감액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도급 사업에서 도급인이 인건비 단가를 최저임금에 못 미치게 정한 경우에는 제6조 제7항에 따라 수급인과 연대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다섯째, 사용자에게는 근로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11조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사용자가 해당 최저임금의 내용을 근로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거나 그 외 적당한 방법으로 널리 알리도록 규정합니다.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어떤 임금이 산입되는지를 근로자가 알아야 스스로 권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주 40시간을 일하는 근로자의 2027년 월 환산액은 209시간 × 1만 700원 = 223만 6,300원이 됩니다. 만약 사업주가 기본급 200만 원에 매월 지급되지 않는 명절 상여만으로 이 기준을 맞추려 한다면, 상여금이 산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저임금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최저임금 준수는 “얼마를 주느냐”만이 아니라 “어떤 항목을, 어떤 주기로 주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론 — 인상률보다 중요한 것은 준수입니다
2027년 최저임금 1만 700원은 3.7%라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인상률로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인상 폭이 크든 작든, 최저임금법 제6조가 규정하는 강행적 효력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2027년 1월 1일부터 산입되는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시급 1만 700원 이상을 지급해야 하며, 최저임금 미만 합의는 무효이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임금 중 어떤 항목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지 확인하고, 급여명세서상 시급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주는 지금부터 임금체계와 상여금 지급 주기를 미리 검토해 2026년 말까지 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확정된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를 현장에서 어떻게 지켜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최저임금은 노사 어느 한쪽의 승패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합의한 임금의 최저선이며, 그 선을 지키는 일은 곧 노동의 기본적 존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