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산업재해다 — 온열질환 산재 5년 새 6배, 사업주가 지금 확인할 것

작성일: 2026년 7월 17일
참고 기사 및 자료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2026년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 발표」(2026. 5. 13.) —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19380
– 헤럴드경제, 「폭염 산재 5년 새 6배 급증…올해는 5월까지 사망 승인만 4명」 —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95231
– 고용노동부, 「’26년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 — https://www.moel.go.kr/policy/policydata/view.do?bbs_seq=20260500439


⚠️ 법조항 인용에 관한 안내

본 글에서 언급하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은 첨부 자료(「노동법 13종」 등)에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해당 법령의 구체적 조문과 의무 내용은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에서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에서 이 두 법령은 고용노동부 보도자료가 밝힌 범위 내에서 정책적 사실로만 소개하며, 조문 번호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은 모두 첨부 자료에 수록된 원문을 근거로 인용하였습니다.


서론 — 기후재난이 된 폭염, 이제 노동법의 문제다

오늘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25년 7월 17일, 안전보건규칙이 개정되어 “체감온도 33℃ 이상 폭염 작업 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부여”가 사업주의 법적 보건조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행 1년,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숫자는 낙관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온열질환 산재 승인은 2020년 13건에서 2025년 77건으로 5년 새 약 6배 늘었고, 2026년에는 5월까지만 18건이 접수돼 12건이 승인되었으며 그중 사망 승인이 이미 4명입니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 첫날인 5월 15일에 역대 가장 이른 첫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도 뼈아픕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폭염을 아예 ‘기후재난’으로 규정하고 「2026년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기상청이 ‘폭염중대경보'(일 최고 체감온도 38℃ 이상)를 신설하자 단계별 작업중지 권고를 세분화했고, 6월 15일부터는 폭염 취약사업장 1,000개소를 대상으로 불시 감독에 들어갔습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미준수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입니다.

이제 폭염은 “더워서 어쩔 수 없는 날씨”가 아니라, 위반하면 처벌받고 재해가 나면 보상해야 하는 법률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온열질환이 어떤 경로로 산업재해가 되는지,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하청·도급 구조에서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첨부 법령 원문을 근거로 짚어보겠습니다.

본론 — 온열질환은 어떻게 산재가 되는가: 인정 기준부터 보상, 도급 책임까지

1. 폭염 대응의 두 축: 예방(행정)과 보상(산재보험)

폭염 노동 문제는 성격이 다른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재해가 나기 전 사업주에게 휴식·그늘·물 제공 등을 의무화하는 예방 규제(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규칙 영역, ⚠️ 첨부 자료 미수록)이고, 다른 하나는 재해가 난 뒤 근로자와 유족을 보상하는 산재보험 영역입니다. 사업주 입장에서 전자는 감독·처벌의 문제, 후자는 보상·구상의 문제입니다. 두 축은 별개로 작동하지만, 실무에서는 예방수칙 위반 여부가 산재 인과관계 판단의 유력한 정황이 되므로 사실상 연결되어 있습니다.

2. 온열질환의 산재 인정 경로 — 산재보험법 제37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제5조제1호에서 “업무상의 재해”를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으로 정의합니다. 온열질환이 이 정의에 포섭되는 통로는 같은 법 제37조제1항제2호 가목입니다.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 2. 업무상 질병
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因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고열은 전형적인 ‘물리적 인자’입니다. 폭염 하 옥외작업 중 발생한 열사병·열탈진은 이 조항의 문언에 정면으로 들어맞습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못 박고 있어, 결국 쟁점은 언제나 인과관계로 귀결됩니다. 작업 당시 체감온도, 작업 강도와 지속시간, 휴식·그늘·음용수 제공 여부, 기저질환 유무가 핵심 판단자료가 되며, 업무상 질병의 인정 여부는 제38조에 따라 근로복지공단 소속 기관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칩니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제37조제1항제1호 마목은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사고로 규정합니다. 폭염 휴식 중 그늘막에서 쓰러진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37조제1항제3호의 출퇴근 재해 규정에 따라, 이동노동자(배달·택배 등)의 이동 중 온열질환도 사안에 따라 검토 대상이 됩니다.

3. 인정되면 무엇을 받는가 — 보험급여의 실제

산재로 승인되면 「산재보험법」 제36조제1항의 급여가 지급됩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요양급여(제40조): 업무상 사유로 부상·질병에 걸린 경우 지급하되, 3일 이내의 요양으로 치유될 수 있으면 지급하지 않습니다(제40조제3항). 경미한 열탈진이 산재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휴업급여(제52조):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1일당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을 지급하며,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3일 이내면 지급하지 않습니다.
  • 유족급여(제62조):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 유족에게 지급하며, 유족보상연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의 형태를 취합니다. 수급자격자의 범위와 순위는 제63조·제65조가 정합니다.

한편 「근로기준법」도 독자적인 재해보상 체계를 두고 있습니다. 제78조(요양보상)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79조(휴업보상)은 요양 중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을 지급하도록 합니다. 다만 제87조(다른 손해배상과의 관계)에 따라 동일한 사유로 다른 법령상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그 가액의 한도에서 사용자는 보상책임을 면하므로,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에서는 산재보험 급여가 실질적 보상수단이 됩니다.

4. 하청 노동자가 쓰러지면 책임은 누구에게 — 근로기준법 제90조

노동부가 조선업 감독에서 “용접작업을 수행하는 사내 협력사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보호조치 의무“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온열질환 산재 발생이 가장 많은 업종이 건설업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폭염 위험은 도급 사슬의 가장 아래에 집중됩니다.

「근로기준법」 제90조(도급 사업에 대한 예외) 제1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의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원수급인(元受給人)을 사용자로 본다.

제2항은 원수급인이 서면계약으로 하수급인에게 보상을 담당하게 하면 그 수급인도 사용자로 보되, 단서로 제한을 둡니다. 즉 재해보상 국면에서 원청은 “우리 직원이 아니다”라는 항변을 하기 어렵습니다.

5. 휴식은 ‘주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하는 것’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도록 하고, 제2항에서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폭염 대책상의 ‘2시간마다 20분 휴식’은 이와 별개의 보건조치이지만, 두 규범은 함께 작동합니다.

특히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제50조제3항은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폭염 휴식이라며 그늘막에 앉혀 두고 언제든 부를 수 있는 상태로 대기시키면, 그것은 휴게시간이 아니라 근로시간입니다.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형식적 휴식 부여가 오히려 임금체불과 보건조치 위반의 이중 리스크가 되는 지점입니다.

결론 — 20분의 휴식이 형사책임과 산재를 가른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온열질환은 산재보험법 제37조제1항제2호 가목의 ‘물리적 인자’ 노출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고, 관건은 언제나 상당인과관계입니다. 둘째, 인정되면 요양급여(제40조)·휴업급여(평균임금 70%, 제52조)·유족급여(제62조)가 지급되며, 3일 이내 요양이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셋째, 다단계 도급에서는 근로기준법 제90조에 따라 원수급인이 재해보상의 사용자로 간주됩니다.

사업주가 지금 당장 점검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① 체감온도 측정 체계가 있는지(온도계 없이는 33℃·38℃ 기준 자체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② 휴식을 실제로 부여하고 기록하는지(휴식 기록은 사후 감독과 인과관계 다툼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자료입니다), ③ 하청·협력사 노동자까지 그늘막·음용수·휴식이 미치는지입니다. 노동부는 온열질환자 발생 시 즉시 현장에 출동해 기본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근로자께도 말씀드립니다. 몸에 이상이 오면 참지 마시고 즉시 작업을 멈추고 알리십시오. 온열질환은 초기 대응 몇 분이 생사를 가릅니다. 그리고 폭염 작업 중 쓰러졌다면 산재 신청이 가능합니다. 요양급여 신청은 산재보험법 제41조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하며, 제41조제2항에 따라 진료한 산재보험 의료기관이 근로자 동의를 받아 신청을 대행할 수도 있습니다. “더워서 쓰러진 건 내 체력 탓”이 아닙니다. 법은 이미 그것을 업무상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후는 바뀌었고 법도 바뀌었습니다. 남은 것은 현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