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간근로자에게 “한 시간만 더”를 요구할 수 없는 이유 — 기간제법 제6조와 초과근로의 법적 한계

작성일: 2026년 8월 23일

참고: 초단시간 노동의 증가 요인과 정책 제언 (KDI FOCUS) /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방법(고용노동부)


서론 | 8월, 시간제 근로의 민낯이 드러나는 계절

매년 8월은 통계청이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실시하는 달입니다. 2025년 8월 기준 시간제 근로자는 422만 9천 명에 달했고, 주 15시간 미만의 이른바 ‘초단시간’ 일자리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KDI는 이러한 ‘쪼개기 근무’의 확산이 주휴수당과 연차휴가, 퇴직급여 등 각종 보호제도의 사각지대를 넓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문제는 현장의 관행입니다. 하루 4시간 근무하기로 계약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 “오늘만 두 시간 더”를 요구하는 일, 주 3일 근무 계약직에게 갑자기 하루를 더 채우게 하는 일은 지금도 흔합니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의 재량이 아니라 법이 명확히 제한하는 영역입니다. 단시간근로자의 초과근로는 동의를 요건으로 하고, 한도가 있으며, 위반하면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시간근로자의 정의와 비례보호 원칙, 초과근로 제한의 구체적 요건, 그리고 초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 지급 의무를 첨부 법령을 근거로 정리합니다.


본론 | 정의·비례보호·초과근로 제한, 세 겹의 규율

1. 누가 단시간근로자인가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9호는 단시간근로자를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그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1주 소정근로시간에 비하여 짧은 근로자”로 정의합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2조제2호도 “근로기준법 제2조의 단시간근로자”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핵심은 절대적 시간이 아니라 상대적 비교라는 점입니다. 주 30시간을 일해도 같은 업무의 통상근로자가 주 40시간이면 단시간근로자이고, 반대로 그 사업장의 통상근로자가 주 30시간이라면 주 30시간 근로자는 단시간근로자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주 40시간 미만이면 전부 단시간”이라고 단정하는 오류가 잦은데, 반드시 동종 업무 통상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과 대조해야 합니다.

2. 비례보호 원칙과 15시간의 벽

근로기준법 제18조제1항은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은 그 사업장의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임금, 연차휴가, 각종 수당을 근로시간에 비례해 산정하라는 것으로, 단시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를 통째로 배제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구체적 산정 기준은 같은 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9조(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 기준 등)가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18조제3항은 중요한 예외를 둡니다. 4주 동안(4주 미만 근로 시 그 기간)을 평균하여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는 제55조(주휴일)와 제60조(연차 유급휴가)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초단시간 근로가 확산되는 구조적 유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근로기준법 시행령상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서도 1개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이상인 단시간근로자는 0.5명으로, 60시간 미만은 산정에서 제외되므로, 사업장 규모 판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3. 초과근로 제한 — 동의, 12시간, 가산수당

기간제법 제6조는 세 가지 규율을 겹쳐 놓았습니다.

첫째, 동의 요건. 제6조제1항은 “사용자는 단시간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조의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통상근로자의 연장근로가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1주 40시간) 초과 시점부터 문제되는 것과 달리, 단시간근로자는 약정한 소정근로시간을 넘는 순간부터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루 4시간 계약자에게 5시간째 근무를 시키려면 그 시점에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둘째, 12시간 한도. 같은 항 후단은 “이 경우 1주간에 1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없다”고 못박습니다. 근로자가 동의하더라도 주 12시간을 넘는 초과근로는 허용되지 않는 강행규정입니다. 그리고 제6조제2항은 동의 없는 초과근로 지시에 대해 근로자의 거부권을 명시합니다.

셋째, 가산수당. 2014년 3월 18일 신설된 제6조제3항은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초과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56조제1항의 연장근로 가산과는 별개의 근거 조항입니다. 즉 하루 4시간 계약자가 8시간을 근무했다면, 법정근로시간 8시간을 넘지 않았더라도 초과한 4시간분 임금에 더해 50% 가산분을 지급해야 합니다. “법정 8시간을 안 넘었으니 가산은 없다”는 인식은 명백한 오해입니다.

제재는 가볍지 않습니다. 기간제법 제22조는 제6조제1항 위반, 즉 동의 없이 또는 주 12시간을 초과해 단시간근로자에게 초과근로를 시킨 자를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입니다.

4. 차별금지와 서면명시 의무

기간제법 제8조제2항은 단시간근로자임을 이유로 동종·유사 업무 통상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차별을 받은 근로자는 제9조에 따라 차별적 처우가 있은 날(계속되는 차별은 종료일)부터 6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할 수 있고, 제9조제4항에 따라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합니다. 관행이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되지 않습니다.

또한 제17조는 근로계약 체결 시 서면명시 의무를 규정하면서, 제6호(근로일별 근로시간)는 단시간근로자에 한정해 적용합니다. 초과근로 분쟁의 상당수가 “소정근로시간이 얼마였는가”에서 갈리는 만큼, 근로일별 근로시간의 서면 특정은 사업주의 방어수단이기도 합니다.


결론 | 계약서의 소정근로시간이 모든 판단의 출발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단시간근로자는 통상근로자와의 상대 비교로 결정되고(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9호), 근로조건은 시간에 비례해 보장되며(제18조제1항), 주 15시간 미만이면 주휴일·연차가 적용 제외됩니다(제18조제3항). 초과근로는 동의를 받아야 하고 주 12시간을 넘을 수 없으며, 소정근로시간을 넘긴 시간 전부에 통상임금 50% 이상을 가산해야 합니다(기간제법 제6조). 위반 시 1천만원 이하 벌금(제22조)이 따릅니다.

사업주에게 드리는 조언은 명확합니다. 근로계약서에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적고, 초과근로가 필요하면 그때마다 서면·문자 등으로 동의를 확보해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급여대장에는 소정근로 임금과 초과근로 가산분을 분리 표기해야 분쟁 시 소명이 가능합니다.

근로자에게는 이렇게 권합니다. 계약서상 소정근로시간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시간을 넘긴 근무는 동의 없이 강요될 수 없으며 반드시 50% 가산이 붙는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휴수당과 연차는 4주 평균 주 15시간이 기준선이므로, 실제 근무시간을 스스로 기록해두는 것만으로도 권리 확인의 절반은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