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년 8월 20일
참고 기사·자료
- 대법원 판례속보, “사기업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지 문제된 사건”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 https://www.scourt.go.kr/portal/news/NewsViewAction.work?seqnum=10886&gubun=4&type=5
- 법률신문, “성과급의 평균임금 해당성에 관한 대법원 중요판결들 선고”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625
⚠️ 참고 자료 안내
본 글에서 다루는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은 첨부 자료에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첨부된 판결문은 통상임금에 관한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판결 원문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또는 판례속보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래에서 인용하는 법 조항은 모두 첨부된 「노동법 13종」 자료(근로기준법, 근로기준법 시행령,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수록된 조문입니다.
서론 | 성과급 시즌마다 반복되는 질문
연말이나 연초에 회사로부터 목돈의 경영성과급을 받은 근로자라면 한 번쯤 이런 계산을 해봅니다. “이 돈도 퇴직금에 반영되는 것 아닌가?” 실제로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퇴직금은 수백만 원, 근속이 길면 수천만 원까지 달라집니다. 그동안 하급심 판결은 엇갈렸습니다. 어떤 재판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했으니 임금”이라고 보았고, 다른 재판부는 “경영 성과에 따라 좌우되는 우연한 이익일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혼란에 대법원이 2026년 1월 29일 답을 내놓았습니다. 결론은 사기업이 경영성과를 전제로 지급하는 특별성과급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그 성과급에 붙은 재직자 조건도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상임금에 관한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재직조건부 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넓게 인정한 것과 방향이 달라 보여 실무에서는 혼선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평균임금의 법적 정의부터 이번 판결의 논리, 그리고 인사·노무 실무에서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본론 | 평균임금의 구조와 대법원이 그은 선
1. 평균임금이란 무엇인가 — 근로기준법 제2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는 평균임금을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의합니다. 근로자가 취업한 후 3개월 미만인 경우도 이에 준합니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은 이렇게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하여 하한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임금’은 제2조 제1항 제5호가 정의합니다.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입니다. 즉 평균임금 판단의 출발점은 명칭이 아니라 근로의 대가성입니다.
산정 기간에서 빠지는 항목도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수습 시작일부터 3개월 이내 기간,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따른 휴업기간(법 제46조), 출산전후휴가·유산사산휴가 기간(법 제74조), 업무상 부상·질병 요양 휴업기간(법 제78조), 육아휴직 기간, 쟁의행위 기간, 병역의무 이행 기간, 업무 외 부상·질병으로 사용자 승인을 받아 휴업한 기간을 그 기간과 그 기간에 지급된 임금 모두 총액에서 뺀다고 규정합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은 임시로 지급된 임금 및 수당과 통화 외의 것으로 지급된 임금은 총액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성과급 분쟁에서 자주 인용되는 조항입니다.
2. 평균임금이 왜 중요한가 — 퇴직금과 산재보험
평균임금은 그 자체로 지급되는 돈이 아니라 여러 급여의 ‘계산 단위’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4호는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의 평균임금으로 그대로 끌어옵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는 사용자에게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할 제도를 갖추도록 요구합니다. 제9조 제1항은 퇴직일부터 14일 이내 지급, 제10조는 퇴직금 청구권의 3년 소멸시효를 정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도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상 개념으로 준용하므로, 휴업급여·장해급여·유족급여 산정에까지 영향이 이어집니다.
결국 성과급 하나의 성격 판단이 퇴직금과 산재 보험급여 전반의 액수를 좌우하는 구조입니다.
3.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의 논리
사건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합의 또는 이사회 결의로 지급 기준을 정해 특별성과급을 여러 해 지급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평균임금 산정 기초에서 제외했고, 특정 연도 성과급에는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일 것이라는 재직자 조건을 붙여 이미 퇴직한 근로자를 지급 대상에서 뺐습니다. 퇴직자들은 성과급을 반영한 퇴직금 차액과, 재직자 조건이 무효라며 성과급 자체를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근로자 측 손을 들어주었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습니다. 판단의 뼈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동관행은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기업의 어떤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룬다고 하려면, 그 관행이 “기업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취업규칙 등에 근거 없이 회사가 매년 재량으로 지급 여부와 수준을 결정해 온 이상, ‘매년 1회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사용자의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둘째, 근로의 대가성이 없으면 임금이 아닙니다.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이어야 하고,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었더라도 그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 않으면 임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특별성과급이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보다는 회사의 경영 성과라는 다른 요인에 좌우되는 ‘경영성과의 배분’에 가깝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익을 근로자에게 분배하는 것은 성격상 임금과 다르다는 판단입니다.
셋째, 재직자 조건은 유효합니다. 애초에 임금이 아니라 재량적 성과 배분이라면, 사용자가 지급 대상을 재직자로 한정하는 것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 규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효로 볼 이유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4. 실무에 미치는 영향
첫째,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은 서로 다른 시험대라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소정근로의 대가성과 고정성 문제를 다루면서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그 앞 단계, 즉 애초에 근로의 대가인 임금인가를 묻습니다. 정기상여금은 근로 제공 자체에 대응하지만, 경영성과급은 회사 실적에 대응합니다. 따라서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우리 회사 성과급도 퇴직금에 들어간다”는 식의 일반화는 위험합니다.
둘째, 문서가 결론을 바꿉니다. 이번 판결에서 결정적이었던 사정은 지급 근거가 취업규칙에 없고 매년 회사가 재량으로 정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지급률·지급시기가 확정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개인 근무 성적이나 근속에 연동된다면 근로의 대가성이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이름이 ‘경영성과급’이어도 실질이 근속·근무일수에 연동된 상여금이라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급여 항목의 이원적 설계가 필요합니다. 기업은 임금 항목별로 ① 통상임금 산입 여부, ② 평균임금 산입 여부를 나누어 점검하고, 성과급 지급 규정에 산정 기준·재량성·재직자 조건을 명확히 기재해 두어야 분쟁 시 설명이 가능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금 산정 내역서를 받아 어떤 항목이 3개월 임금총액에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결론 | 이름이 아니라 실질을 보라
이번 판결의 메시지는 간명합니다. 평균임금에 들어가는지는 ‘성과급’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 돈이 근로의 대가인지로 갈린다는 것입니다. 회사 실적에 따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재량적 배분금이라면, 여러 해 반복 지급되었더라도 임금이 아니고 퇴직금 계산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세 가지를 권합니다. 사용자라면 성과급 지급 규정을 문서로 정비해 재량성과 지급 조건을 분명히 하고, 통상임금·평균임금 산입 여부를 항목별로 분류해 두십시오. 근로자라면 퇴직 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의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기준으로 계산이 맞는지 확인하고, 다툼이 있다면 같은 법 제10조의 3년 소멸시효 안에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과급 명칭이 아니라 그 지급 근거가 어디에 적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결론은 대개 그 문서에서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