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9세 이하 우대”라고 쓴 채용공고, 벌금 대상입니다 — 모집·채용 연령차별 금지의 모든 것

작성일: 2026년 8월 22일

참고 기사

⚠️ 참고자료 안내
본 글에서 언급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진정 절차)와 「조세특례제한법」은 첨부 자료(노동법 13종)에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해당 조문의 정확한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 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과 「근로기준법」 조문은 모두 첨부 자료에 근거해 인용했습니다.


서론 — 정년연장 논의 뒤에 가려진 ‘입구의 차별’

정년 65세 연장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정부는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고령 인력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논의의 초점은 대부분 ‘언제까지 일할 수 있는가’, 즉 출구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더 자주, 더 조용히 벌어지는 문제는 입구입니다. “만 39세 이하 지원 가능”, “2030 인재 우대”, “군필 후 3년 이내 경력자”처럼 나이를 사실상의 필터로 삼는 채용공고가 여전히 흔합니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조직 연령 구성’ 같은 관리상 이유를 떠올리기 쉽지만, 법은 이를 단순한 인사재량으로 보지 않습니다.

고령자고용법은 모집·채용 단계의 연령차별을 벌금형까지 규정한 금지행위로 못박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조항이 실제로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예외는 무엇인지, 위반하면 어떤 절차와 제재가 따르는지를 정리합니다.


본론 — 조문으로 보는 연령차별 금지의 구조

1. 금지되는 5개 영역 (제4조의4)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되는 분야를 다섯 가지로 열거합니다.

  1. 모집·채용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3. 교육·훈련
  4. 배치·전보·승진
  5. 퇴직·해고

주목할 지점은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는 표현입니다. 아직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지원자, 즉 아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구직자에게까지 보호가 미친다는 뜻입니다. 채용을 거절당한 지원자도 이 법의 보호 대상입니다.

또 하나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것은 같은 조 제2항의 간접차별 규정입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고 정합니다. 즉 공고문에 나이를 한 글자도 안 썼더라도, ‘졸업 후 O년 이내’, ‘병역 이행 직후’ 같은 기준이 결과적으로 특정 연령대를 배제한다면 연령차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예외 — 언제 차별이 아닌가 (제4조의5)

법은 네 가지를 차별로 보지 않습니다.

  • 직무의 성격상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 근속기간 차이를 고려해 임금·금품·복리후생에 합리적 차등을 두는 경우
  •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

여기서 핵심은 첫 번째 예외의 문언이 ‘바람직한’이 아니라 ‘불가피하게’라는 점입니다. “젊은 조직 문화를 위해”, “선배 사원과의 위계 때문에” 같은 사유는 이 문턱을 넘기 어렵습니다. 반면 직무 수행에 특정 연령이 본질적으로 결부되어 있거나 법령상 제약이 있는 경우라야 정당화 여지가 생깁니다. 세 번째 예외 덕분에 제19조에 따른 정년 60세 이상 설정은 그 자체로 적법합니다.

3. 구제 절차 — 인권위 진정에서 시정명령까지

위반이 있을 때의 절차는 단계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① 진정(제4조의6) — 피해자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습니다. 인권위가 조사 결과 연령차별이 있다고 판단해 구제조치를 권고하면, 그 권고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도 통보해야 합니다.

② 시정명령(제4조의7) — 권고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고, ⓐ 피해자가 다수인인 차별, ⓑ 반복적 차별, ⓒ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고의적 불이행에 해당해 피해 정도가 심각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직권으로도 시정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 시정명령에는 차별행위 중지, 피해의 원상회복, 재발방지 조치가 포함됩니다. 피해자 신청에 따르는 경우 신청일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③ 불리한 처우 금지(제4조의9) — 진정·자료제출·증언·소송·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전보·징계 등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 자체가 별도의 금지행위입니다.

4. 제재 수위 (제23조의3, 제23조의4, 제24조)

  • 모집·채용 연령차별(제4조의4 제1항 제1호 위반): 500만원 이하의 벌금
  • 진정 등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제4조의9 위반):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시정명령 불이행: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 고령자 고용현황·정년제도 운영현황 미제출, 이행상황 제출요구 불응 등: 500만원 이하 과태료
  • 제23조의4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개인 사업주에게도 벌금형이 과해집니다. 다만 위반 방지를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책됩니다.

주목할 대비가 있습니다. 채용 차별 자체는 벌금 500만원이지만, 보복성 처우는 징역형까지, 시정명령 불이행은 과태료 3천만원입니다. 법이 실질적으로 무겁게 다루는 것은 ‘차별을 지적당한 뒤의 태도’라는 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5. 채용을 넘어선 실무 포인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는 제21조 제2항이 중요합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근로기준법」 제34조의 퇴직금과 제60조의 연차유급휴가일수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에서 종전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고, 임금도 종전과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합의’가 전제이며,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제21조의3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 사업주는 정년 등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예정인 준고령자·고령자에게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합니다(노력의무가 아닌 의무).


결론 — 공고문 한 줄이 형사처벌의 단초가 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연령차별 금지는 재직자만이 아니라 지원자에게도 적용됩니다. 둘째, 나이를 명시하지 않아도 간접차별로 걸릴 수 있습니다. 셋째, 예외로 인정되려면 특정 연령이 ‘불가피하게’ 요구되어야 하고, 조직문화·위계 같은 사유는 부족합니다. 넷째, 제재는 차별 자체보다 불이행과 보복에 훨씬 무겁습니다.

사업주가 지금 점검할 것은 단순합니다. 채용공고에서 연령 표기와 연령 대리지표(졸업연도, 경력 개시 시점, 병역 이행 시기)를 걷어내고, 남겨야 한다면 그 연령기준이 왜 직무상 불가피한지를 문서로 남기는 것입니다. 서류전형 평가표에 생년월일이 노출되는 구조라면 그 자체가 분쟁 시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연령을 이유로 배제되었다고 판단되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라는 제도적 통로가 열려 있고, 그 결과가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논의도 중요하지만, 입구가 막혀 있으면 출구를 넓혀도 소용이 없습니다. 연령차별 문제의 실질적 해법은 채용공고 한 줄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