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년 9월 7일
참고 기사
- 노·사 및 전문가, 9개월간 논의 거쳐 「고용보험 제도개선 TF」 논의 결과 발표 (고용노동부)
- 고용보험 제도개편①: 노동부, 실업급여 주 7일→6일 개편 추진 (뉴스투데이)
- 실업급여 ‘월 198만→176만원’으로 줄인다 (서울신문)
서론 — 22년 만에 손대는 지급 방식
지난 9월 1일, 고용노동부가 노·사와 전문가가 9개월간 논의한 「고용보험 제도개선 TF」의 결과를 담은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언론이 가장 크게 다룬 대목은 “실업급여 월 수령액이 28만 원 깎인다”는 숫자였습니다. 그러나 이 표현만 보고 급여가 일방적으로 삭감된다고 이해하면 제도를 정확히 읽지 못한 것입니다.
핵심은 급여의 총액이 아니라 ‘지급 단위’를 바꾸는 것입니다. 현행 구직급여는 한 주 7일 전부에 대해 지급됩니다. 1995년 고용보험 제도가 설계될 당시에는 주 44시간, 토요일 근무가 표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4년 주 5일제가 정착한 뒤로도 지급 기준은 그대로 남아, 일하던 때의 임금 산정 방식과 실업했을 때의 급여 산정 방식이 어긋난 채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이번 개편은 무급휴일 하루를 지급 대상에서 빼 주 6일 기준으로 맞추자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조정이 수급자의 생활 계획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총액은 같아도 매달 통장에 찍히는 금액과, 급여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가 함께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현행 고용보험법의 구직급여 산정 구조를 조문으로 짚은 뒤, 이번 개편안이 그 구조의 어느 부분을 건드리는지 실무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본론 — 조문으로 읽는 구직급여 계산 구조와 개편의 지점
1. 구직급여는 ‘날짜 단위’로 지급되는 급여입니다
고용보험법 제44조 제1항은 “구직급여는 수급자격자가 실업한 상태에 있는 날 중에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실업의 인정을 받은 날에 대하여 지급한다”고 정합니다. 즉 구직급여는 월급처럼 달 단위로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 인정받은 날 수 × 하루치 금액으로 계산되는 일당형 급여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실업의 신고일부터 1주에서 4주 범위에서 지정한 실업인정일에 출석해 재취업 노력을 신고하도록 하고, 직전 실업인정일 다음 날부터 그 실업인정일까지의 ‘각각의 날’에 대해 실업을 인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각각의 날’을 한 주에 며칠로 볼 것인가가 이번 개편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은 7일 모두를 인정하지만, 개편안은 무급휴일에 해당하는 하루를 빼 6일만 인정하겠다는 것입니다. 법률 조문 자체보다 실업 인정의 운영 기준을 바꾸는 방향이므로, 시행 시점의 하위 법령·지침 개정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하루치 금액은 어떻게 정해지나 — 제45조와 제46조
하루치 금액의 뿌리는 고용보험법 제45조의 ‘기초일액’입니다. 제45조 제1항은 기초일액을 마지막 이직 당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평균임금으로 정하고, 제2항은 그 금액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을 기초일액으로 삼도록 합니다. 여기에 두 개의 울타리가 있습니다. 제4항은 이직 전 1일 소정근로시간에 최저임금액을 곱한 ‘최저기초일액’을 하한으로 두고, 제5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상한으로 둡니다.
그다음 제46조 제1항이 구직급여일액을 계산합니다. 원칙은 기초일액의 100분의 60이고, 최저기초일액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100분의 80을 곱한 ‘최저구직급여일액’이 됩니다. 제2항은 계산 결과가 최저구직급여일액보다 낮으면 최저구직급여일액을 적용하도록 해, 사실상의 바닥을 만듭니다.
여기서 오래된 왜곡이 생겼습니다. 하한은 최저임금에 연동돼 매년 오르는데 상한은 정액으로 고정돼 있다 보니, 상한과 하한의 간격이 좁아지고 “일할 때보다 실업급여가 많다”는 역전 논란이 반복됐습니다. 개편안이 상한액을 정액이 아니라 ‘하한액의 103%’처럼 하한에 연동시키겠다고 한 것은 이 구조적 문제를 겨냥한 것입니다. 참고로 제45조는 이미 2026년 3월 17일 개정으로 ‘임금일액’을 ‘보수일액’ 기준으로 바꾸는 개정이 이뤄져 있고, 그 시행일은 2028년 1월 1일입니다. 기초일액 체계 자체가 단계적으로 개편되는 중이라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3. 총액은 왜 그대로인가 — 제48조·제49조·제50조
제50조 제1항은 소정급여일수를 “대기기간이 끝난 다음날부터 계산하기 시작하여 피보험기간과 연령에 따라 별표 1에서 정한 일수”로 정합니다. 제49조 제1항은 실업 신고일부터 7일을 대기기간으로 두어 급여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48조 제1항은 이직일의 다음 날부터 12개월 이내에 소정급여일수를 한도로 지급하도록 합니다.
주목할 것은 소정급여일수가 ‘일수’로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주 7일 지급이 주 6일로 바뀌어도 받아야 할 총 일수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총 수급액은 유지되고, 대신 같은 일수를 소진하는 데 더 오랜 달력 시간이 걸립니다. 개편안대로라면 실제 수급 기간이 최소 3주에서 최대 한 달 반가량 늘어납니다. 월 단위로 보면 상한액 수급자는 약 204만 원에서 175만 원 수준으로, 하한액 수급자는 약 198만 원에서 17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것이 정부 설명입니다.
다만 여기서 실무상 반드시 함께 볼 조문이 제48조의 12개월 제한입니다. 수급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12개월 안에 소정급여일수를 다 쓰지 못할 위험이 커집니다. 제48조 제2항은 임신·출산·육아 등의 사유로 취업할 수 없는 경우 신고를 전제로 그 기간을 가산(최대 4년)하도록 하고, 제3항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는 경우 등에는 최초 요양일에 신고한 것으로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질병·부상이나 출산으로 구직활동이 중단되는 분이라면 이 신고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4. 조기재취업 수당 요건 강화 — 제64조와 시행령 제84조
개편안은 조기재취업 수당의 문턱도 함께 손봅니다. 고용보험법 제64조 제1항은 수급자격자가 안정된 직업에 재취직하거나 스스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에 해당하면 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제3항은 그 금액을 소정급여일수 중 미지급일수의 비율에 따라 산정하도록 합니다.
구체적 기준은 시행령 제84조 제1항에 있습니다. 실업 신고일부터 14일이 지난 뒤 재취업하고, 재취업한 날의 전날 기준으로 소정급여일수를 2분의 1 이상 남겨야 하며, 12개월 이상 계속 고용되는 경우여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항 제1호 라목은 “조기재취업 수당 제도의 취지 및 근로자 평균 근로소득 등을 고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임금액 이상을 받는 경우”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이번 개편에서 논의되는 고소득 제외 기준의 대폭 하향은 바로 이 고시를 바꾸는 것으로, 법 개정 없이 고시 개정만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항목입니다. 재취업 시점의 연봉 수준에 따라 수당 여부가 갈리므로, 이직 협상 단계에서 미리 확인할 실익이 있습니다.
결론 — 총액은 같아도 계획은 달라집니다
이번 개편은 급여를 깎는 개편이라기보다, 일할 때의 임금 계산 방식과 실업했을 때의 급여 계산 방식을 30년 만에 맞추는 정합성 작업에 가깝습니다. 고용보험법 제50조가 정한 소정급여일수는 그대로이고, 제46조가 정한 하루치 금액 산정식도 유지됩니다. 바뀌는 것은 그 일수를 한 주에 며칠씩 소진하느냐입니다.
그러나 수급자 입장에서 체감은 다릅니다. 월 수령액이 20만 원대 후반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활비 계획을 그대로 두면 곤란해집니다. 실직이 예상된다면 월 단위가 아니라 총액과 소진 기간 두 축으로 계획을 다시 짜야 합니다. 특히 제48조의 12개월 수급기간 제한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급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질병·출산 등으로 구직이 중단될 때는 즉시 수급기간 연장 신고를 해두어야 소정급여일수를 온전히 쓸 수 있습니다.
사업주와 인사 담당자에게도 실무 과제가 있습니다. 구직급여의 기초일액은 제45조에 따라 이직 당시 평균임금(또는 통상임금)에서 출발하므로, 이직확인서에 기재하는 임금 자료의 정확성이 곧 근로자의 급여 수준을 좌우합니다. 2028년 1월 1일부터는 기준이 보수일액으로 전환되는 개정도 예정돼 있어, 임금대장 관리 방식을 미리 점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방안은 아직 ‘개편 방안’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해둡니다. 실제 적용은 관련 법령과 고시 개정을 거쳐야 하며, 시행 시기와 세부 수치는 입법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개편 확정 전에 수급을 시작한 분들에게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에 관한 경과 규정이 특히 중요하므로, 고용노동부 발표와 소관 고용센터 안내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법령
- 고용보험법 [시행 2026. 8. 20.] [법률 제21372호, 2026. 2. 19., 일부개정]
- 제44조(실업의 인정) 제1항·제2항
- 제45조(급여의 기초가 되는 임금일액) 제1항·제2항·제4항·제5항 ※ 제45조는 2026. 3. 17. 개정으로 ‘보수일액’ 체계 전환, 시행일 2028. 1. 1.
- 제46조(구직급여일액) 제1항·제2항
- 제48조(수급기간 및 수급일수) 제1항·제2항·제3항
- 제49조(대기기간) 제1항
- 제50조(소정급여일수 및 피보험기간) 제1항
- 제64조(조기재취업 수당) 제1항·제3항
- 고용보험법 시행령 [시행 2026. 7. 1.] [대통령령 제36472호, 2026. 6. 30., 일부개정]
- 제84조(조기재취업 수당의 지급기준) 제1항 제1호(라목 포함)
- 근로기준법 [시행 2026. 8. 20.] [법률 제21373호, 2026. 2. 19., 타법개정]
- 제2조 제1항 제6호(평균임금) — 고용보험법 제45조 제1항이 인용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 2026. 7. 1.] [법률 제21375호, 2026. 2. 19., 일부개정]
- 제40조(요양급여) — 고용보험법 제48조 제3항이 인용
※ 본문에 인용한 월 지급액·상한액 연동 비율·조기재취업 수당 소득 기준 등 구체적 수치는 2026년 9월 1일 고용노동부 발표 및 언론 보도에 따른 것으로, 확정된 법령 문언이 아닙니다.
대표 이미지: Photo by Lukas Blazek on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