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중에도 연 20% 지연이자, 그리고 3배 손해배상 — 임금체불 대응의 판이 바뀌었습니다

작성일: 2026년 8월 24일

참고 기사

⚠️ 본 글에 등장하는 「임금채권보장법」, 「출입국관리법」,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은 첨부 자료(노동법 13종)에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해당 법률의 구체적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 조문은 모두 첨부 자료를 근거로 인용했습니다.

서론 — “퇴사해야만 받을 수 있다”는 공식이 깨졌습니다

임금이 밀리는데도 참고 다니는 근로자가 많았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동안 연 20%의 높은 지연이자는 퇴직하거나 사망한 근로자에게만 붙었기 때문입니다. 재직 중에 월급이 두 달, 석 달 밀려도 법정 지연이자는 사실상 민사 법정이율 수준에 머물렀고, 그래서 “일단 그만두고 받아내라”는 조언이 정석처럼 통했습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재직자 임금을 미루는 쪽이 자금 운용상 ‘싸게 먹히는’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이 구조가 2024년 10월 22일 개정 근로기준법으로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시행일은 2025년 10월 23일. 이제 재직 중이라도 정해진 임금 지급일을 넘기면 그다음 날부터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더해 고의적·상습적 체불에는 임금의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상습체불사업주는 정부 보조금·공공입찰에서 배제되며 출국금지 대상까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개정 내용을 조문 단위로 정리하고, 근로자와 사업주가 각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본론 — 조문으로 보는 임금체불 제재 4단 구조

1. 지연이자의 기준일이 둘로 나뉘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37조)

개정 전 제37조 제1항은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만을 대상으로, 즉 퇴직·사망 후 14일을 기산점으로 삼았습니다. 개정 후 조문은 대상을 두 갈래로 명시합니다.

근로기준법 제37조(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①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 호에 따른 날까지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 일수에 대하여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
1.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제5호에 따른 급여(일시금만 해당된다):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되는 날
2. 제43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 제43조제2항에 따라 정하는 날

핵심은 신설된 제2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은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서 정한 정기 급여일이 곧 지연이자의 기산일이 됩니다. 예컨대 급여일이 매월 25일인 사업장에서 8월분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8월 26일부터 이자가 붙기 시작합니다. 퇴직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율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합니다. 개정 시행령은 “법 제37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이란 연 100분의 20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2025. 4. 8. 개정, 2025. 10. 23. 시행). 법률상 상한은 연 40% 범위 내이므로, 향후 상향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신설된 제37조 제2항도 실무상 중요합니다. 재직 중 지연이자 지급의무가 이미 발생한 뒤에 근로자가 퇴직하더라도, 해당 임금의 지연이자는 원래의 정기 급여일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퇴직 시점에 이자 시계가 초기화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예외는 여전히 있습니다. 제37조 제3항과 시행령 제18조에 따라 천재·사변, 회생·파산 등 법령상 제약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운 경우, 임금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 동안 지연이자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2. 임금의 3배까지 손해배상 청구 (제43조의8)

신설된 제43조의8은 우리 노동법에 드문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했습니다. 근로자는 ① 명백한 고의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② 1년 동안 체불 개월 수가 총 3개월 이상인 경우, ③ 미지급 임금 총액이 3개월분 통상임금 이상인 경우, 법원에 임금등의 3배 이내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금액을 정할 때 체불 기간·경위·횟수와 규모, 사업주의 지급 노력 정도, 제37조에 따른 지연이자 지급액, 사업주의 재산상태를 고려합니다. 즉 지연이자를 성실히 지급한 사업주는 배상액이 감액될 수 있고, 반대로 버티기로 일관한 경우 3배에 가까운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3. 상습체불사업주 지정과 행정 제재 (제43조의4)

제43조의4는 ① 직전 1년간 3개월분 임금 이상을 체불했거나, ② 직전 1년간 5회 이상 체불하고 체불총액이 3천만 원 이상인 사업주를 ‘상습체불사업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정되면 보조금 사업 참여 배제·수급 제한, 국가·지자체 계약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조치가 요청됩니다. 지정 전 3개월 이상의 소명 기회는 보장됩니다.

기존 제43조의2의 명단공개(3년 내 2회 이상 유죄 확정 + 1년 내 체불총액 3천만 원 이상)와 비교하면, 유죄 확정 없이도 체불 실적만으로 제재가 가능해진 점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4. 출국금지 (제43조의7)

제43조의2에 따라 명단이 공개된 체불사업주에 대해 고용노동부장관은 법무부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체불임금을 지급해 사유가 소멸하면 즉시 해제를 요청해야 하며, 시행령 제23조의11은 국외 사업계약 추진, 직계존비속 사망, 질병 치료 등 해제 요청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실무상 무엇이 달라지나

근로자는 이제 퇴사를 전제하지 않고도 재직 상태에서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연이자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 민사상 청구권이므로, 노동청 진정만으로 자동 지급되지는 않습니다. 급여명세서, 근로계약서상 급여일, 실제 입금 내역을 날짜별로 남겨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사업주는 자금 사정으로 급여일을 미루는 관행 자체가 즉시 비용으로 환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연 20%는 대부분의 단기 차입금리보다 높습니다. 급여일을 변경하려면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라면 근로기준법상 동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급여일을 뒤로 미루는 방식은 해법이 되지 못합니다.

결론 — 체불은 이제 ‘지연’이 아니라 ‘비용’입니다

정리하면 네 겹입니다. 재직 중에도 정기 급여일 다음 날부터 연 20% 지연이자(제37조, 시행령 제17조), 고의·상습 체불에 대한 3배 손해배상(제43조의8), 상습체불사업주에 대한 보조금·입찰 제재(제43조의4), 명단공개 사업주에 대한 출국금지(제43조의7). 임금체불을 형사처벌 위주로 다루던 기존 체계에, 금전적·행정적 불이익이 촘촘히 더해진 구조입니다.

근로자께 드리는 조언은 명확합니다. 급여가 밀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기록을 남기고, 정기 급여일이 언제인지 근로계약서로 확정해 두십시오. 지연이자는 그날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리고 퇴사 여부와 무관하게 청구할 수 있으니, 생계를 걸고 퇴사부터 결심할 이유가 줄었습니다.

사업주께는 이렇게 권합니다. 자금 압박이 예상된다면 급여일 임박해서 미루기보다, 사전에 근로자대표 및 근로자들과 지급 계획을 협의하고 그 과정을 문서로 남기십시오. 제43조의8 제2항은 법원이 ‘지급하기 위하여 노력한 정도’를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성실한 소명과 실질적 노력의 흔적이 곧 방어 논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