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 신고의 83%는 체불이었다 — 2026년 국감 통계로 본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와 대응법

작성일: 2026년 10월 18일

참고 기사: 퇴사자 ‘임금·퇴직금’ 어디로…5인 미만 사업장 신고 16만건 달해 (투데이신문) · 노란봉투법 시행 7개월…원청 교섭범위·후속조치 시험대 (데일리안)

서론 —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은 가장 작은 사업장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낸 자료가 눈길을 끕니다. 상시 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에서 접수된 노동관계법 위반 신고는 2025년 한 해에만 약 19만 8천 건이었고, 그중 퇴직 후 임금·퇴직금을 제때 주지 않았다는 금품청산 신고가 16만 5천 건, 전체의 83.4%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1.4% 늘어난 규모입니다. 올해도 9월 16일까지 이미 12만 6천 건이 접수됐습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은 분명합니다. 해고가 부당하다는 다툼보다 먼저, 일한 값을 받지 못했다는 호소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마침 지난 14일에는 직장갑질119 온라인 노조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지부를 출범시켰고, 정부도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전체 사업장 가운데 비중이 매우 큰데도 근로기준법의 보호가 일부에만 미치는 사각지대로 불려 왔고, 이번 통계는 그 틈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처음으로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이 글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체불을 당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법 조항과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본론 — 적용되는 조항과 적용되지 않는 조항

1.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5명 이상부터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정합니다. 동거하는 친족만 쓰는 사업장과 가사 사용인은 아예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4명 이하 사업장은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 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가 그 범위를 별표 1에 맡기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법령 자료에는 별표 1의 구체적 목록이 담겨 있지 않아, 이 글에서는 개별 조항의 적용 여부를 별표 기준으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국감 자료에 5인 미만 사업장의 신고 유형으로 금품청산, 근로조건 명시, 해고예고, 임금명세서가 잡혀 있다는 사실은 이 조항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문제 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구체적인 적용 여부는 고용노동부나 가까운 노동청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 ‘상시 5명’은 어떻게 세는가

사업장이 4명인지 5명인지에 따라 적용 법이 달라지니, 숫자를 세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은 법 적용 사유가 발생한 날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다고 정합니다. 어느 하루 직원이 3명이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한 달 평균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정규직과 아르바이트를 가리지 않고 연인원에 들어가므로, 사업주가 “우리는 4명뿐”이라고 말하더라도 실제 평균이 5명 이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다툼은 별개 법인을 하나의 사업장으로 볼 수 있는지 하는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이는 앞선 글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3. 신고가 몰리는 네 가지 의무

첫째는 금품청산입니다. 제36조는 근로자가 퇴직하면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당사자가 합의하면 기일을 연장할 수 있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합의가 없다면 퇴직 후 보름이 지나는 순간부터 체불이 됩니다. 둘째는 제17조의 근로조건 명시입니다.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휴가 등을 계약 체결 때 밝혀야 합니다. 셋째는 제26조의 해고예고로, 해고하려면 30일 전에 알리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계속 근로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예외입니다. 넷째는 제48조 제2항의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로, 임금 구성항목과 계산방법, 공제 내역을 적은 명세서를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줘야 합니다.

4. 통계가 말하는 처리 결과

2025년 금품청산 신고 16만 5천여 건 중 약 80%가 행정종결로 마무리됐고, 3만 1천여 건이 검찰에 송치됐으며 그중 2만 1천여 건이 기소 의견이었습니다. 행정종결에는 근로감독관 중재로 돈을 받은 경우뿐 아니라 이관, 출석 불응 등이 섞여 있어 “80%가 해결됐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이 통계는 신고 건수일 뿐 위반이 확정된 건수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5. 실무에서 체불을 당했다면

먼저 근로계약서, 급여 이체 내역, 출퇴근 기록, 문자메시지를 모읍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금융 기록과 메시지가 근로관계의 증거가 됩니다. 이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났는지 확인하고, 사업장 관할 노동청에 진정이나 고소를 접수합니다. 제36조 위반은 형사처벌 대상이고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 구조여서, 사업주와 합의하면 처벌이 면제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고 이후 협상이 현실적인 해결 경로가 됩니다. 체불 임금에는 지연이자도 붙습니다. 제37조는 퇴직 등으로 지급 사유가 발생한 임금을 기한까지 주지 않으면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연 40%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로 지연이자를 내야 한다고 정합니다. 구체적인 이율은 시행령에서 정하므로 청구 시점에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임금채권은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제49조)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주라면 영세하더라도 임금명세서를 매달 교부하고 퇴직 정산을 14일 안에 마치는 것만으로 분쟁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 작은 사업장일수록 기록과 기한이 전부다

정리하면,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전체가 아니라 일부 규정만 적용받지만, 신고의 대부분은 퇴직 후 14일이라는 금품청산 기한을 둘러싼 문제입니다. 노동부는 5월부터 적용 확대를 검토해 왔고 장관도 지난 국감에서 사업주가 지킬 수 있는 조항부터 단계적으로 넓히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올해 국감 시점에도 구체적인 확대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지켜볼 대목입니다.

근로자는 계약서와 급여 기록을 반드시 남기고 퇴직일을 기준으로 14일을 세어 두십시오. 사업주는 임금명세서 교부와 퇴직금 정산 일정을 달력에 표시해 두는 것이 가장 값싼 리스크 관리입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신고 건수 대비 처리 방식입니다. 기소 의견 송치가 2만 건을 넘는데도 대부분이 행정종결로 끝난다는 것은, 제도가 처벌보다 합의와 지급 중심으로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빠른 신고가 곧 협상력이고, 사업주 입장에서는 신고가 접수되기 전에 자진 지급하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길입니다. 법이 닿지 않는 곳이 있더라도, 약속한 임금을 약속한 날에 지급하는 의무는 규모와 상관없이 지켜져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은 노무사나 노동청 상담을 권합니다.

인용 법령

  • 근로기준법 [시행 2026. 8. 20.] [법률 제21373호, 2026. 2. 19., 타법개정] — 제11조, 제17조, 제26조, 제36조, 제48조, 제49조
  • 근로기준법 시행령 [시행 2025. 10. 23.] [대통령령 제35436호, 2025. 4. 8., 일부개정] — 제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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