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년 6월 30일
참고 기사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305321Y (최저임금 심의시한 또 넘겨…노사 ‘1차 수정안’, 격차 좁혀질까 — 한국경제)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185382Y (최저임금 내년도 업종별 구분 없이 단일 적용…표결서 부결 — 한국경제)
- https://v.daum.net/v/20260626101006889 (최저임금위 “수정안 내라”…노사, 30일 첫 인상률 협상)
- https://www.fnnews.com/news/202606250600203309 (내년 최저임금 본격 줄다리기…”16% 인상” vs “동결”서 출발 — 파이낸셜뉴스)
서론: 시한은 지났지만, 협상은 오늘부터 본격화
어제(6월29일) 자정으로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법정 제출시한이 지났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는 멈추지 않았다. 오늘(6월30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 양측은 개회와 동시에 1차 수정안을 제시한다. 최초 요구안 격차는 시간당 1,680원(노동계 1만2,000원 대 경영계 1만320원 동결)에 달했던 만큼, 오늘 제시될 수정안이 그 간극을 얼마나 좁힐지가 관심사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법정 시한에 맞춰 최저임금안을 제출한 해는 단 9차례에 불과하다. 시한을 넘기는 것이 오히려 일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노사 협상이 끝내 평행선을 달릴 경우, 최종 숫자는 누가, 어떤 절차로 정하게 될까. 이 글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성과 의결 정족수를 중심으로, 협상이 결렬됐을 때 작동하는 법적 장치를 살펴본다.
본론: 27명의 위원회, 누가 최종 숫자를 정하는가
1. 27명의 위원회, 어떻게 구성되나
최저임금법 제14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를 대표하는 위원(사용자위원) 9명,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공익위원) 9명,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2명의 상임위원은 공익위원 중에서 임명되며, 위원의 임기는 3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제14조 제2항·제3항). 위원장과 부위원장 역시 공익위원 중에서 위원회가 선출한다(제15조 제1항·제2항). 노사 양측이 동수로 참여하는 구조이다 보니,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 결국 공익위원 9명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2. 의결 정족수와 캐스팅보트
제17조 제3항은 위원회의 의결을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정한다. 다만 제17조 제4항은 이 의결을 할 때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각각 3분의 1 이상 출석해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인다(다만 2회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경우는 예외). 즉 노사 한쪽이 협상 결렬에 반발해 회의에 불출석하는 방식으로 의결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6월18일 제7차 전원회의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할지를 표결에 부쳤고(제4조 제1항·제2항 참조), 반대 14표·찬성 11표·무효 1표로 부결돼 올해도 단일 적용이 유지됐다. 이 사례는 위원회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때 실제로 표결 절차를 활용한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가 공익위원의 표심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3. 합의가 안 되면 어떻게 진행되나
법조문은 위원회가 “심의하여 의결”할 것을 정할 뿐(제8조 제2항), 노사 합의가 결렬됐을 때의 세부 진행 방식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다. 실무적으로는 노사가 수정안을 거듭 제시하며 격차를 좁히되, 끝내 합의가 안 되면 공익위원들이 조정안을 제시하고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는 위원회가 제22조에 따라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체 운영규칙을 정할 수 있는 권한에 근거한 것으로, 개별 법 조항이 그 절차를 직접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오늘 제시되는 1차 수정안 역시 이런 흐름의 출발점이며, 시한을 넘긴 해에도 위원회는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하므로, 실질적인 타결도 그 무렵에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4. 의결 이후의 절차와 효력
위원회가 최저임금안을 의결해 제출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은 이를 고시해야 한다(제9조 제1항). 노사를 대표하는 자는 고시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제9조 제2항), 이의가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장관은 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제9조 제3항). 이 모든 절차를 거쳐 결정된 최저임금은 다음 연도 1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제10조 제2항), 사용자는 이를 근로자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하거나 널리 알려야 한다(제11조). 결국 장관의 최종 결정시한인 8월5일(제8조 제1항)까지, 위원회·노사·정부가 거쳐야 할 절차는 아직 여러 단계 남아 있다.
5. 기업과 근로자가 지금 챙길 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인상률을 전제로 임금체계를 서둘러 손볼 필요는 없지만, 1만320원 동결부터 1만2,000원 인상까지 어느 지점에서 결정되더라도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상률별 인건비 변동 시나리오를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중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부분의 비율(제6조 제4항)은 매년 시간급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되므로, 인상률이 확정되면 임금규정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이 결정·고시된 뒤 사용자가 이를 사업장 내에 게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주지의무(제11조)를 이행하는지가 가장 기본적인 확인 사항이다. 도급 구조에서 일하는 근로자라면, 도급인이 인건비 단가를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게 정하거나 낮춘 경우 도급인도 연대책임을 진다는 점(제6조 제7항·제8항)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결론: 격차 1,680원, 진짜 승부는 공익위원의 캐스팅보트
오늘 제시된 1차 수정안으로 노사의 격차가 단번에 좁혀지긴 어렵다. 27명의 위원 중 노사가 동수로 맞서는 구조여서,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공익위원 9명의 표심이 사실상 최종 숫자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트가 된다. 지난 6월18일 업종별 구분 여부를 둘러싼 표결 사례가 보여주듯, 위원회는 합의가 안 될 때 실제로 표결이라는 법적 장치를 사용해 왔다. 다만 시한을 넘겼다고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며, 진짜 마지노선은 고용노동부장관의 결정시한인 8월5일이다. 그 사이 한 달여 동안 인상률별 시나리오를 점검해 두는 기업, 고시 후 게시 여부를 확인하는 근로자가 가장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7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최종 타결까지, 공익위원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지켜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