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년 10월 4일 참고 기사: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6934 , https://m.news.nate.com/view/20260423n34452
서론: 대표이사는 성희롱 규율 밖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가장 답답한 장면 중 하나는 가해자가 회사의 최고 책임자일 때입니다. 피해 근로자는 신고할 곳도, 조사를 맡길 곳도 마땅치 않고, 법을 적용하려 해도 대표이사가 법에서 말하는 ‘사업주’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특히 법인 형태의 회사에서는 사업주가 법인 자체이고, 대표자는 그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이라는 점이 해석의 빈틈이 되어 왔습니다.
이 빈틈을 메우는 개정이 오는 2026년 11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국회를 통과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직장 내 성희롱의 행위 주체와 예방교육 대상에 ‘법인의 대표자’가 명시되었습니다. 난임치료휴가 유급기간 확대와 함께 하반기 노무 이슈로 꼽히는 내용인데, 인사 담당자가 챙겨야 할 실무 변화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개정 조문의 내용, 기존 사업주 의무와 과태료,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사항을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본론: 개정 조문과 사업주 의무, 무엇이 달라지나
1. 어디가 바뀌었나: 정의, 금지, 교육 세 곳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 법인의 대표자,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종전에는 이 행위 주체에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만 있었는데, 개정으로 ‘법인의 대표자’가 추가되었습니다.
같은 취지로 제12조(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도 ‘사업주, 법인의 대표자,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로 바뀌었고, 제13조 제2항의 성희롱 예방교육 수강 의무자에도 법인의 대표자가 들어갔습니다. 세 조문 모두 시행일은 2026년 11월 27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즉 금지 규범, 정의 규정, 교육 의무가 한꺼번에 대표자까지 닿게 된 것입니다.
2. 기존 사업주 의무는 그대로 유지
개정은 대표자를 규율 대상에 넣은 것일 뿐, 사업주에게 이미 부과된 의무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제13조 제1항에 따라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매년 실시해야 하고, 교육 내용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곳에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야 합니다(제13조 제3항).
신고가 들어오면 제14조가 작동합니다. 사업주는 신고를 받거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하고(제14조 제2항), 조사 기간 동안 필요하면 피해근로자등에 대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을 하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할 수 없습니다(제3항). 조사 결과 사실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 또는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지체 없이 해야 하며, 이때 조치 전에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제5항).
3. 신고자·피해자 보호와 비밀유지
제14조 제6항은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 징계, 직무 재배치, 성과평가 차별, 교육훈련 기회 제한, 집단 따돌림 방치 등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합니다. 제7항은 조사자와 보고받은 사람이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해 누설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사건 처리 과정의 2차 피해를 막는 장치로, 사건이 대표자와 관련된 경우에도 조사 담당자의 비밀유지 의무는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4. 과태료는 어떻게 되나
제3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2조를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제3항은 예방교육 미실시, 교육내용 미게시, 조사 미실시, 피해자 보호조치 및 가해자 징계 미이행, 비밀 누설을 각각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으로 열거합니다. 이번에 확인한 법령 자료에서 제39조의 과태료 문언 자체는 대표자 관련으로 바뀐 부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언론이 보도한 ‘법인 대표자 과태료 부과’ 의 구체적 적용 방식은 시행 후 고용노동부 지침과 해석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5. 대표자 사건, 누가 조사하나
법이 대표자를 금지 대상으로 명시했어도, 현실의 난제는 대표자가 가해자인 사건을 누가 공정하게 조사하느냐입니다. 법에 구체적 절차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외부 전문기관이나 노무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는 절차, 감사 또는 이사회 보고 경로를 사내 규정에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합니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한 성희롱 예방교육기관에 교육을 위탁할 수 있다는 제13조의2도 대표자 교육 이행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6.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먼저, 대표자가 사업주와 같은 사람이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표자가 곧 사업주이므로 종전에도 제12조의 사업주로 규율되었습니다. 이번 개정이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곳은 법인 형태, 특히 대표이사가 법인과 구별되는 회사입니다. 다음으로, 대표자가 교육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입니다. 제13조 제2항은 수강 의무자에 대표자를 포함시켰지만, 제39조 제3항 제1호의2는 사업주가 제13조 제1항에 따른 예방교육을 하지 않은 경우를 과태료 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회사 차원에서 교육을 정기 실시하고 이수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규모 회사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근로자가 적은 회사라도 직장 내 성희롱 금지와 신고 후 조사 의무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내부 조사가 어렵다면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질문 방식과 장소, 동석자를 사전에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준비는 분쟁이 생겼을 때 회사가 법상 의무를 다했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결론: 11월 27일 전에 해야 할 세 가지
정리하면 이번 개정은 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 대상, 정의, 예방교육 수강 의무를 법인의 대표자까지 넓혀 최고 경영진이 규율의 사각지대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사업주의 연 1회 예방교육, 신고 후 조사와 조치, 신고자 보호 의무는 그대로이므로 이미 규정을 갖춘 회사는 대표자를 포함하도록 손질하는 정도로 대응이 가능합니다.
시행 전 점검하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올해 예방교육 대상자 명단에 대표자를 포함하고 교육 이수 기록을 남기십시오. 둘째, 취업규칙과 고충처리 절차에 대표자 관련 사건의 신고 경로와 외부 조사 위탁 방안을 넣으십시오. 셋째, 조사 담당자와 보고 라인에 비밀유지 의무를 다시 안내하십시오. 근로자 입장에서는 대표자 행위도 사내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은 금지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노무사나 변호사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인용 법령
-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법률 제21373호, 2026. 2. 19. 일부개정, 시행 2026. 8. 20.): 제2조 제2호, 제12조, 제13조, 제13조의2, 제14조, 제39조. 이 중 제2조·제12조·제13조의 법인 대표자 관련 개정은 2026. 11. 27. 시행으로 표기되어 있음 (자료 PDF 연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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