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이제는 더 엄중히 묻는다 — 개정 근로기준법 핵심 3가지

작성일: 2026년 6월 15일

참고 기사


서론: ‘내 월급은 내 권리다’ — 임금체불 척결, 법이 먼저 바뀌었다

해마다 수십만 명의 근로자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채 노동청 문을 두드린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 수는 수십만 명에 달하며, 체불 규모 역시 수천억 원대를 기록했다. “일하고 나서 돈을 못 받았다”는 이야기는 특수고용·플랫폼·건설일용직 등 취약 근로계층에서 특히 빈번하지만, 중소기업 생산직·서비스직 근로자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2024년 10월 22일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2025년 10월 23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체불이 반복되는 구조적 허점을 3가지 축에서 동시에 틀어막는 데 있다. 재직 중 체불에도 지연이자를 부과하고, 체불 명단 공개 대상에 퇴직급여를 포함시키며, 상습 체불 사업주의 반의사불벌죄 적용을 차단한 것이 그것이다. 본 글에서는 이 세 가지 개정 내용과 실무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본론: 개정 근로기준법 3가지 핵심 변경 사항과 실무 영향

1. 재직 중 임금 체불에도 지연이자 부과 — 근로기준법 제37조 개정

기존 근로기준법 제37조(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는 근로자가 퇴직 또는 사망한 경우, 즉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후의 체불 임금에 한하여 지연이자 의무를 부과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제36조(금품 청산)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못한 임금에 대해 그 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 연 40% 이내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의 지연이자를 내도록 했다.

그런데 이번 개정(2024. 10. 22., 시행 2025. 10. 23.)으로 제37조 제1항의 적용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개정 조문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경우를 명시한다.

① 제36조에 따른 퇴직·사망 시 금품 청산: 지급 사유 발생일(퇴직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까지 미지급 시 지연이자 발생 ② 제43조에 따른 재직 중 임금: 제43조 제2항에 따라 정하는 날(매월 1회 이상 정해진 임금지급일)까지 미지급 시 지연이자 발생

즉, 이제는 근로자가 재직 중이라도 약정된 임금지급일을 넘기면 그 다음 날부터 지연이자 의무가 발생한다. 아울러 새로 신설된 제2항은 “지연이자 발생 의무 이후 근로자가 사망·퇴직한 경우, 해당 임금의 지연이자는 제1항제2호에 따른 날(재직 중 임금지급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명시해 퇴직과 재직의 경계에서 발생하던 분쟁 소지도 사전에 차단했다.

실무적으로는 사업주가 자금난을 이유로 임금 지급을 수일 혹은 수주씩 미루는 관행에 즉각적인 금전적 제재가 가해진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의 경우 월말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임금 지급을 늦추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지연이자(현재 대통령령상 연 20%)가 누적될 경우 사업주의 부담이 적지 않다.


2. 체불 명단 공개 범위 확대 — 근로기준법 제43조의2 개정 (퇴직급여 포함)

근로기준법 제43조의2(체불사업주 명단 공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체불사업주의 인적사항을 고용노동부가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기존 요건은 ‘명단 공개 기준일 이전 3년 이내 임금 등을 체불하여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된 자’로서 ‘명단 공개 기준일 이전 1년 이내 임금등의 체불총액이 3천만원 이상’인 경우였다.

이번 개정(2024. 10. 22.)으로 명단 공개 대상인 ‘임금등’의 범위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제1항에 따른 퇴직급여등이 명시적으로 추가되었다. 종전에는 임금, 보상금, 수당 등이 체불 공개 대상이었으나, 퇴직금(또는 퇴직연금) 체불이 3천만 원 이상인 상습 체불사업주도 이제 명단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퇴직금 체불은 재직 중 임금 체불과 달리 퇴직 직후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금액 규모도 크다는 점에서 피해 근로자의 타격이 크다. 그간 퇴직금을 고의로 지연·체불하더라도 명단 공개를 피해갈 수 있었던 허점이 메워진 것이다.


3. 상습 체불 사업주에 반의사불벌죄 예외 적용 — 근로기준법 제109조 개정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제36조(금품 청산), 제43조(임금 지급) 등을 위반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한다. 한편 종전 제2항은 이 위반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반의사불벌죄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악용되어왔다는 점이다. 일부 상습 체불 사업주들이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합의금만 주거나 압박하여 처벌 의사가 없다는 의사 표시를 받아내고 형사처벌을 손쉽게 모면해온 것이다.

이번 개정(2024. 10. 22., 시행 2025. 10. 23.)으로 제109조 제2항에 단서가 추가되었다. “다만, 제43조의2에 따라 명단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명단 공개 기간 중에 제36조, 제43조 등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이미 체불사업주 명단에 공개된 사업주가 명단 공개 기간 중 또다시 임금을 체불하면, 피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의사표시를 해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상습 체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로, 사실상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의 문이 더 넓게 열린 셈이다.


결론: 임금은 계약이 아닌 법적 의무다 — 사용자와 근로자가 알아야 할 것

이번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2025. 10. 23.)은 임금체불을 단순히 ‘민사 분쟁’으로만 다루던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재직 중 체불에도 지연이자가 붙고, 퇴직급여 체불도 명단 공개 대상이 되며, 명단에 오른 상습 체불 사업주는 합의로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금 사정이 어렵더라도 임금 지급일을 지키는 것이 이제 단순한 도덕적 의무를 넘어 법적·경제적 생존의 문제다. 지연이자 부담, 명단 공개에 따른 신용 훼손, 형사처벌 위험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지급일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즉시 고용노동부 임금체불 신고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연이자 청구권은 지급일 다음 날부터 자동으로 발생하므로, 사후에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나의 임금은 내가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