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노동 동일임금 로드맵 연내 발표, 현행법은 어디까지 보호하나

작성일: 2026년 10월 20일 참고 기사: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802684

서론: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이 다르다면, 그 차이는 정당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이 다시 정책의 한가운데로 올라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올해 안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실현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하고, 12월 발표를 목표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고용 형태나 성별과 관계없이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 사이의 불합리한 차별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핵심은 현재 이 원칙이 사실상 남녀 차별을 막는 법에만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에 관련 조항을 넣는 방안과 함께 임금정보 공개 확대, 직무급제 도입, 업종 단위 교섭 활성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로드맵의 방향을 짚어 보고, 지금 시점에 근로자와 사업주가 알아 두어야 할 현행 법 규정과 실무 포인트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본론: 현행법의 보호 범위와 로드맵의 쟁점

1. 지금 법에 있는 동일임금 원칙

현행법에서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을 명시한 곳은 남녀고용평등법입니다. 같은 법 제8조 제1항은 사업주가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동일 가치 노동의 기준을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 조건 등으로 규정합니다. 사업주가 이 기준을 정할 때는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 의견을 들어야 하고, 제3항은 임금차별을 목적으로 설립한 별개의 사업도 동일한 사업으로 봅니다. 다만 이 조항은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다루는 틀이라, 고용 형태에 따른 차이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도 있습니다. 사용자는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하지만 이 조문에는 고용 형태나 동일가치 노동이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정부가 근로기준법 개정을 검토한다는 것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2. 비정규직에게는 기간제법이 있다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다룹니다. 제8조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같은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무기계약 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해서는 안 되고, 단시간근로자도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의 통상근로자와 비교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비교 기준은 ‘동일 가치’가 아니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비교 대상이 되는 업무가 아예 없으면 구제받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는 이유입니다.

차별을 받았다면 제9조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 기한은 차별적 처우가 있은 날(계속되는 차별은 그 종료일)부터 6개월이고, 신청할 때는 차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분쟁에서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집니다. 다만 이 법은 파견근로자나 사내하청 근로자는 직접 규율하지 않으므로, 이들의 경우 별도의 법적 구제 경로를 살펴야 합니다.

3. 로드맵이 던지는 네 가지 쟁점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면 쟁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근로기준법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조항을 둘지 여부입니다. 둘째, 직무·직위·근속연수별 임금 분포를 국가통계로 제공하는 임금정보 공개 확대입니다. 셋째,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넘는 초기업 교섭 활성화입니다. 넷째, 근속연수 중심의 연공급을 업무의 성격과 난도에 따라 정하는 직무급으로 바꾸는 임금체계 개편입니다.

가장 첨예한 대목은 직무급입니다. 노동계는 직무급 전환이 임금 삭감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경영계는 개인별 능력 차이가 있어 일률적인 동일임금 지급은 어렵다고 봅니다. 노사 합의가 필수적인 만큼 법제화까지는 논의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4. 지금 실무에서 할 수 있는 일

개정을 기다리기 전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근로자는 비교 가능한 정규직의 업무 내용과 임금 항목을 파악하고, 차별로 보이는 사안이 있으면 6개월 기한 안에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는 직무별 기술, 노력, 책임, 작업 조건에 따른 임금 기준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유리합니다. 입증책임이 사용자에게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같은 일이라도 임금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가 합리적인 이유에서 나온 것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론: 로드맵 발표 전, 우리 사업장의 임금 기준부터 점검하세요

정리하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아직 근로기준법에 들어와 있지 않고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가 성별 임금 차별에 한해 규율하고 있습니다.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은 기간제법 제8조와 제9조의 시정 절차가 맡고 있지만, 비교 대상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로 제한되어 사각지대가 남습니다. 정부 로드맵은 이 틈을 법제화와 임금정보 공개, 직무급제로 메우려는 시도이며, 12월 발표 내용이 구체적인 방향을 가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께는 두 가지를 권해 드립니다. 근로자라면 본인의 업무와 비교 가능한 동료의 처우를 확인하고, 차별이 의심될 때 6개월 기한을 놓치지 마세요. 사업주라면 임금 결정 기준을 직무 중심으로 문서화해 두면 개정 이후의 변화에도 대응하기 쉽습니다. 또한 이 글은 법령 조문과 보도된 정부 계획을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로드맵의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노무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법령

  •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법률 제21373호, 시행 2026. 8. 20.) 제8조
  • 근로기준법 (법률 제21373호, 시행 2026. 8. 20.) 제6조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법률 제18177호, 시행 2021. 5. 18.) 제8조, 제9조 ※ 시행일이 오래된 자료이므로 이후 개정 여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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