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기록 의무화, 이미 시작된 법적 의무입니다 — 근로기준법 제48조와 임금대장

작성일: 2026년 9월 1일

참고 기사

⚠️ 참고 안내: 본문에서 언급하는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가칭)」, ‘연결되지 않을 권리’ 법제화, 포괄임금제 금지 입법 등은 현재 정부·노사정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정책과 법안으로, 아직 확정된 법률 조문이 아니며 첨부 자료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확한 입법 경과는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에서 인용하는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 조문은 모두 첨부 자료(노동법 13종)에 수록된 현행 조문입니다.


서론 — 기록되지 않은 노동시간은 없던 일이 됩니다

정부는 2026년 업무보고를 통해 ‘공짜노동 근절’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포괄임금제 오남용 금지와 함께 노동시간 측정·기록 의무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사정은 2030년까지 연간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줄이겠다는 목표에 합의했고, 그 첫 단추로 ‘시간을 정확히 재는 일’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업장이 이 소식을 ‘앞으로 생길 새로운 규제’로만 받아들입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보존할 의무는 이미 현행 근로기준법에 존재하며, 위반하면 과태료 대상입니다. 앞으로의 입법은 없던 의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느슨하게 운영되어 온 의무의 구멍을 메우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현행법상 근로시간 기록 의무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디에 사각지대가 있는지, 그리고 사업장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조문 중심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본론 — 임금대장 속에 이미 들어 있는 ‘근로시간 기록 의무’

1. 근로기준법 제48조와 시행령 제27조가 출발점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각 사업장별로 임금대장을 작성하고 임금과 가족수당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항, 임금액,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적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임금을 지급하는 때에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 등을 적은 임금명세서를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교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결정적입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은 임금대장에 근로자 개인별로 적어야 할 사항으로 성명, 생년월일·사원번호 등 근로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 고용 연월일, 종사하는 업무, 임금 및 가족수당의 계산기초가 되는 사항에 더해 제6호 근로일수, 제7호 근로시간수, 제8호 연장근로·야간근로 또는 휴일근로를 시킨 경우 그 시간수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현행법은 이미 “며칠 일했고, 몇 시간 일했으며, 그중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몇 시간인지”를 임금 지급 시마다 개인별로 기록하라고 요구합니다. 근로시간 기록 의무는 새로 만들어질 제도가 아니라, 임금대장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부과되어 있는 의무입니다.

2. 보존 의무와 제재 — 3년, 그리고 500만원

기록만 하고 버려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42조는 “사용자는 근로자 명부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계약에 관한 중요한 서류를 3년간 보존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임금대장 역시 이 보존 대상에 포함됩니다.

제재는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제2호에 있습니다. 제42조와 제48조를 위반한 자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형사처벌은 아니지만, 근로감독 과정에서 임금대장이 부실하면 과태료로 끝나지 않습니다.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이라는 본안 문제로 곧바로 번지고, 이때 기록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3. 사각지대는 어디에 있는가

문제는 예외 조항입니다. 시행령 제27조 제3항은 ① 법 제11조 제2항에 따른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② 법 제6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근로자(농림·축산·양잠·수산사업 종사자,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자, 관리·감독 업무 또는 기밀을 취급하는 업무 종사자 등)에 대해서는 제1항 제7호(근로시간수)와 제8호(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수)를 적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행령 제27조 제2항에 따라 사용기간이 30일 미만인 일용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와 임금 계산 기초 사항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실무 관행의 문제가 겹칩니다. 포괄임금 계약을 이유로 “어차피 정액이니 시간은 안 적어도 된다”고 오해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괄임금 약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임금대장 기재 의무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입법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 — 기록의 예외를 줄이고, 기록 방식을 표준화하며, 기록된 시간과 지급된 임금의 정합성을 검증하는 데 있습니다.

4. 기록이 곧 방어수단입니다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은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근로시간의 범위가 넓게 설정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제53조 제1항의 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 제56조의 연장근로 50% 가산,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 50% 가산, 휴일근로 8시간 이내 50%·8시간 초과 100% 가산 규정이 결합하면, 시간 기록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주 52시간 준수 여부와 가산수당 산정액을 동시에 결정하는 기초 데이터가 됩니다.

실무적으로 임금체불 진정이나 소송이 제기되면 근로감독관과 법원은 사용자에게 근로시간 자료의 제출을 요구합니다. 사용자가 객관적 기록을 내놓지 못하면, 근로자가 제출한 출입기록·업무용 메신저 로그·차량 운행일지 같은 간접 증거가 사실상 사실인정의 기준이 됩니다. 결국 기록을 남기지 않은 쪽이 불리해집니다. 근로시간 기록은 규제이기 이전에 사용자의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 입법을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근로시간 기록 의무는 근로기준법 제48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제6호~제8호를 통해 이미 시행 중입니다. 둘째, 그 기록은 제42조에 따라 3년간 보존해야 하며, 위반 시 제116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셋째, 4인 이하 사업장과 제63조 적용제외 근로자에 대한 기재 생략 특례가 남아 있고, 향후 입법은 이 사각지대를 좁히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장이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는 명확합니다. 출퇴근 기록 방식을 하나로 통일하고(지문·카드·전자결재 무엇이든 일관되게), 기록된 실제 근로시간이 임금대장의 근로일수·근로시간수·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수와 일치하는지 매월 대조하며, 임금명세서상 가산수당 계산방법을 실제 기록과 맞추는 것입니다. 포괄임금을 운영 중이라면 정액 수당이 실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법정 가산수당에 미달하지 않는지 정기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임금명세서를 받으면 근로시간수와 가산수당 항목을 확인하고, 실제 근무와 차이가 있다면 그때그때 기록을 남겨두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지난 뒤 기억으로 다투는 것보다, 오늘 남긴 한 줄의 기록이 훨씬 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