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08-06
참고 기사
- https://blog.glosign.com/post/equal-employment-act-2026-work-rules-check
- https://www.laborseoul.com/post/법률정보-근로기준법-남녀고용평등법-개정사항-안내-2026-8-~-2027-6-순차-시행
- https://www.munhwa.com/article/11601070
서론 — 8월 20일, 일·가정 양립 제도의 전면 확대
오는 8월 20일부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본격 시행됩니다. 배우자 출산휴가가 20일로 늘고, 육아휴직을 주 단위로 쪼개 쓸 수 있게 되며, 무엇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자녀 연령 요건이 만 12세 이하로 대폭 확대됩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하루 두세 시간 일을 줄여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를 실제로 신청하려는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근무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연차휴가도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급여가 일부 줄어드는 것은 감수하더라도, 한 해 쌓이는 연차까지 깎인다면 제도 이용을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은 육아기·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해도 연차휴가가 온전히 보장되는 법적 근거를, 근로기준법 조문을 통해 정확히 짚어보겠습니다.
본론 — 조문으로 확인하는 ‘출근 간주’의 원리
연차휴가가 발생하는 기본 원칙부터 짚어봅시다. 근로기준법 제60조제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연차 15일이 발생하려면 1년 소정근로일의 80% 이상을 ‘출근’해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무한 날이 이 ‘출근율’ 계산에서 어떻게 취급되느냐입니다.
바로 이 지점을 근로기준법 제60조제6항이 명확히 해결합니다. 이 조항은 특정 기간을 ‘출근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는데, 그 대상에 (제4호)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제1항에 따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여 단축된 근로시간, (제5호) 근로기준법 제74조제7항에 따른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여 단축된 근로시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루 8시간 근무하던 직원이 육아기 단축으로 5시간만 일하더라도, 줄어든 3시간은 결근이 아니라 ‘출근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출근율이 떨어지지 않으니 연차 15일이 그대로 발생하는 것입니다.
단축 제도 자체의 내용도 함께 살펴봅시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는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사업주가 이를 허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제1항). 단축 후 근로시간은 주당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로 정해집니다(제3항). 한편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기준법 제74조제7항에 근거하며,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2주 이후의 여성 근로자가 1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사용자가 허용해야 하고, 이때 임금을 삭감할 수 없습니다(제8항).
구체적인 사례로 확인해 봅시다. 소정근로일이 연 250일인 A씨가 상반기에는 하루 8시간 정상 근무하고, 하반기에는 초등학교 자녀 돌봄을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으로 하루 5시간만 근무했다고 가정합니다. 얼핏 보면 하반기 근로량이 줄었으니 출근율도 낮아질 것 같지만, 제60조제6항에 따라 단축된 하루 3시간은 ‘출근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결과적으로 A씨의 출근율은 정상 근무한 것과 다르지 않게 계산되어 80% 요건을 충족하고, 이듬해 연차 15일이 그대로 발생합니다. 여기에 육아휴직 기간 역시 제60조제6항제3호에 의해 출근으로 간주되므로, 단축과 휴직을 병행하더라도 연차가 잠식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이 규정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첫째, 인사·급여 담당자는 단축근무자의 연차를 산정할 때 단축 시간을 결근으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출근율 80% 판정에서 단축분은 출근일수에 온전히 반영되어야 하며, 그 결과 산정된 연차 일수는 정상 근무자와 동일하게 15일(근속에 따라 가산)이 원칙입니다. 이는 사용자가 임의로 근로시간에 비례해 연차를 삭감하는 이른바 ‘비례 삭감’과는 명확히 구별됩니다. 육아기·임신기 단축 기간을 이유로 연차 일수를 줄이는 것은 법이 정한 출근 간주 규정에 반하는 처리입니다. 둘째, 연차수당이나 연차휴가 자체는 근로기준법 제60조제5항에 따라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지급되므로, 단축으로 실근로시간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휴가의 권리’가 축소되는 일은 없습니다. 셋째,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제74조제8항이 임금 삭감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 단축 근무자는 임금·연차 어느 쪽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이중으로 보호됩니다.
끝으로 사업장 차원의 준비가 중요합니다. 이번 8월 20일 시행으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대상이 만 8세에서 만 12세 이하(초등학교 6학년 이하)까지 넓어지면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업장은 취업규칙과 연차 산정 프로그램의 로직을 미리 점검해 두어야 합니다. 단축근무자를 결근자처럼 처리하는 낡은 운영 방식을 그대로 두면 위법한 연차 미부여로 이어져 임금체불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근태 시스템에서 ‘단축 시간’을 별도 코드로 관리하되 출근율 산정에는 정상 출근으로 반영되도록 설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 마음 놓고 제도를 활용하되, 사업장은 시스템을 정비하라
정리하면, 근로기준법 제60조제6항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시간을 명확히 ‘출근’으로 간주합니다. 근무시간을 줄여도 연차휴가는 깎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8월 20일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시행으로 육아기 단축 대상이 초등학생 자녀 전반으로 확대되는 지금, 근로자는 연차 손실 걱정 없이 제도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사업주와 인사담당자에게 드리는 조언은 분명합니다. 단축근무자의 출근율과 연차 일수를 정상 근로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급여·근태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취업규칙에 연차 산정 방식을 명확히 반영하십시오. 제도의 취지는 일하는 부모가 불이익 없이 아이를 돌보는 데 있습니다. 법이 보장한 권리를 사업장이 정확히 운영할 때, 일·가정 양립은 비로소 실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