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 산재급여, 유족이 사망하면 사라질까 — 상속 인정 판결과 2026년 7월 법 개정

⚠️ 안내: 첨부 자료 「노동법 13종.pdf」에 수록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시행 2025. 1. 1.] 버전으로, 2026년 2월 19일 공포되어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내용(제81조제3항 신설, 제116조제2항·제3항 개정, 제117조제3항·제4항 신설, 제127조제4항 개정)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해당 개정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은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에 공개된 제·개정문을 직접 인용한 것이며, 첨부 자료로 확인되는 개정 전 제65조·제81조·제116조·제127조 원문과는 구분해서 서술했습니다. 정확한 시행 조문은 law.go.kr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일: 2026년 7월 12일

참고 기사

서론: 두 번의 죽음, 그리고 남겨진 급여

진폐증을 앓다 세상을 떠난 광산노동자, 그리고 4년 뒤 그의 배우자마저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이 미처 받지 못한 산재 장해급여는 그대로 사라지는 것일까. 근로복지공단은 그렇다고 봤다. 유족 개인에게 인정된 권리이니 그 사람이 죽으면 권리도 함께 소멸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2026년 3월 대법원은 다른 결론을 냈다. 이미 지급 조건을 갖춘 미지급 급여는 재산권으로서 민법에 따라 상속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7월 1일부터는 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시행되면서, 애초에 미지급 보험급여를 누가 청구할 수 있는지 그 유족의 순위를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이 글에서는 첨부 자료에 담긴 현행 산재보험법의 미지급 보험급여·유족 순위 규정을 먼저 짚어본 뒤, 최근 대법원 판결과 이번 법 개정이 각각 어떤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실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살펴본다.

본론: 미지급 급여를 둘러싼 두 개의 질문

1. 미지급 보험급여란 무엇인가

첨부 자료의 산재보험법 제81조는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에 그 수급권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험급여로서 아직 지급되지 아니한 보험급여가 있으면 그 수급권자의 유족(유족급여의 경우에는 그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유족)의 청구에 따라 그 보험급여를 지급한다”고 정한다. 요양급여나 장해급여를 받던 근로자가 급여 결정 후 실제 지급 전에 사망하는 경우, 혹은 사망 전에 아예 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그 급여는 유족의 청구에 따라 지급된다는 것이 조문의 골자다.

2. 유족의 순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문제는 ‘유족’이 여러 명일 때 누가 먼저인지다. 첨부 자료의 제65조(수급권자인 유족의 순위)는 이를 세 단계로 정리한다. 1순위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이고, 2순위는 생계를 같이 하지 않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 또는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형제자매이며, 3순위는 그 밖의 형제자매다. 같은 순위자가 둘 이상이면 균등하게 나누어 지급하고, 부모·조부모는 양부모·양부모의 부모를 실부모·실부모의 부모보다 우선한다. 근로자가 유언으로 수급권자를 지정했다면 그 지정이 앞선다.

3. 대법원이 다룬 것은 ‘상속’의 문제였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이 판단한 사안은 순위가 아니라 상속의 문제였다. 매일노동뉴스 보도에 따르면, 진폐증으로 사망한 근로자의 배우자가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자로 결정됐는데, 그 배우자마저 사망하자 근로복지공단은 “수급권자가 사망했으니 권리도 소멸했다”며 이미 지급한 급여를 부당이득으로 환수하려 했다. 그러나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원심과 같이, 미지급 장해급여는 손해배상·손실보상적 성격을 가지는 공법상 권리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권이므로, 특별한 제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의 일반 상속 법리에 따라 그 수급권자의 상속인에게 승계된다고 판단했다. 상속을 명시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소멸시키는 것은 헌법상 재산권 보장 원칙에 반하고, 지급이 늦어진 책임이 공단에 있을 수 있는데도 그 사이 유족이 사망했다는 이유로 급여 자체가 사라지는 결과는 불합리하다는 것이 판단의 핵심이었다.

4. 법 개정은 ‘최초 청구’의 유족 순위를 명확히 했다

법 개정으로 시선을 돌리면, 2026년 2월 19일 공포되어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산재보험법은 제81조에 제3항을 신설해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보험급여를 청구하는 유족의 순위에 관하여는 제65조에 따른 유족의 순위에 따른다”고 명시했다. 개정 전 제81조는 ‘유족의 청구’라고만 정했을 뿐, 여러 유족 중 누가 먼저 청구권을 갖는지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었다. 이번 개정은 미지급 보험급여를 처음 청구하는 단계에서 유족 간 순위를 제65조로 통일함으로써, 실무상 해석에 맡겨져 있던 부분을 법률로 명확히 한 것이다. 이는 앞서 본 대법원 판결이 다룬 ‘이미 확정된 수급권자가 사망한 뒤 그 상속인에게 승계되는 문제’와는 층위가 다르다. 전자는 ‘누가 처음 청구할 자격이 있는가’의 문제이고, 후자는 ‘이미 자격을 얻은 사람이 사망하면 그 권리가 어떻게 되는가’의 문제다. 개정법 부칙 제2조는 이 새 규정이 시행일 이후 청구 사유가 발생한 미지급 보험급여부터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어, 그 이전에 발생한 사안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5. 함께 달라진 조사 정보 보호와 자료 제공 요청

같은 개정법은 제116조를 고쳐 사업주 등이 보험급여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도록 했고, 제117조에 제3항·제4항을 신설해 조사에 참여한 사람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누설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제127조제4항에 새로 규정된 벌칙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첨부 자료 기준으로도 기존 제127조제4항은 비밀누설(제21조제3항 위반)에 대한 처벌을 이미 규정하고 있었는데, 개정법은 여기에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의 목적 외 이용·누설까지 처벌 대상을 넓힌 것이다.

결론: 청구 전에 확인해야 할 두 가지

이번 대법원 판결과 법 개정을 함께 놓고 보면, 산재 유족이라면 두 가지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직 아무도 청구하지 않은 미지급 보험급여라면 제65조가 정한 유족 순위(생계를 같이 했는지, 배우자·자녀·부모인지 등)에 따라 누가 청구권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이미 수급권자로 확정된 유족이 사망한 경우라면,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 권리가 민법상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상속인 지위에서 청구를 검토해 볼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과거처럼 ‘수급권 소멸’을 이유로 환수에 나서더라도, 이제는 이를 다툴 수 있는 판례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개정법의 유족 순위 명확화 규정은 시행일 이후 발생한 청구 사유부터 적용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느 규정과 법리가 적용되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청구를 앞둔 유족이라면 근로복지공단 상담이나 노무사·변호사의 확인을 거쳐, 정확한 시행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다시 살펴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