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년 9월 2일
참고: 2026 연차휴가 사용 실무 가이드 / 연차사용촉진, HR실무자가 꼭 봐야 할 Q&A / 2026년 표준 취업규칙 게시(고용노동부)
서론 — 7월에 보낸 촉구서,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해마다 9월이 되면 인사담당자들의 책상 위로 같은 질문이 올라옵니다. “7월에 연차 촉구 메일 다 돌렸는데, 이제 뭘 더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절반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회계연도(1월 1일~12월 31일) 기준으로 연차를 관리하는 대다수 사업장에서 1차 서면 촉구는 7월 초에 끝났습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61조가 요구하는 촉진 절차는 두 단계입니다. 1차 촉구에 근로자가 응답하지 않았다면, 사용자가 직접 휴가 사용 시기를 지정해 서면으로 통보하는 2차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그 마감이 바로 10월 31일입니다. 지금이 미응답자를 추려내고 지정통보서를 준비할 마지막 시기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절차가 ‘했느냐’가 아니라 ‘법이 정한 방식대로 했느냐’로 판단된다는 점입니다. 시기를 하루 넘겼거나, 개인별이 아닌 전체 공지로 갈음했거나, 서면이 아닌 구두·단체 메신저로 처리했다면 촉진의 효력은 통째로 부정됩니다. 그렇게 되면 연차수당 지급 의무는 그대로 살아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61조의 절차를 시점별로 뜯어보고, 실무에서 무효 판정을 받는 지점이 어디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본론
1. 제61조 제1항 — 1년 이상 근로자의 2단계 절차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항은 사용자가 다음 두 조치를 모두 이행했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쓰지 않아 제60조 제7항 본문에 따라 휴가가 소멸한 경우, 사용자는 미사용 휴가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1단계(제1호): 연차 사용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사용자가 근로자별로 미사용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해야 합니다. 회계연도 기준이라면 7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입니다.
2단계(제2호): 촉구에도 근로자가 촉구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 시기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용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용자가 직접 사용 시기를 정해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10월 31일이 마감입니다.
핵심은 두 단계가 ‘선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차 촉구만 하고 2차 지정통보를 빠뜨리면, 촉진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미사용 연차는 전액 수당으로 정산해야 합니다.
2. 제61조 제2항 — 1년 미만 근로자는 일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계속근로 1년 미만 근로자가 제60조 제2항에 따라 매월 개근 시 하루씩 받는 연차는, 제61조 제1항의 적용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되어 있습니다. 대신 2020년 3월 31일 신설된 제61조 제2항이 별도 일정을 정하고 있습니다.
- 1차 촉구: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 서면 촉구 이후에 새로 발생한 휴가: 최초 1년이 끝나기 1개월 전을 기준으로 5일 이내에 추가 촉구
- 2차 지정통보: 최초 1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단서에 따라 추가 촉구한 휴가는 끝나기 10일 전까지)
기준이 ‘회계연도’가 아니라 개별 입사일이라는 점도 결정적입니다. 1년 미만 직원에게 1년 이상 직원과 같은 7월 일정으로 촉구서를 보냈다면, 그 촉진은 무효입니다. 입사일이 제각각인 만큼 개인별 캘린더 관리가 사실상 필수입니다.
3. 실무에서 무효가 되는 네 가지 유형
① 서면 요건 미충족. 제61조는 1차와 2차 모두 “서면으로”라고 못 박고 있습니다. 구두 안내, 전 직원 대상 공지문 게시, 단체 대화방 메시지만으로는 개별 통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전자문서로 처리하더라도 개인별로 도달했고 내용이 특정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② 미사용 일수 미기재. 제1호는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라고 규정합니다. “남은 연차를 소진하세요”라는 일반 안내는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잔여 일수가 숫자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③ 시기 도과. ‘6개월 전 기준 10일 이내’는 기간의 시작과 끝이 모두 정해진 구간입니다. 너무 늦은 것뿐 아니라 너무 이른 촉구도 요건을 벗어납니다.
④ 노무수령 거부 의사 미표시. 사용자가 시기를 지정해 통보했는데도 근로자가 그날 출근해 근무했고 사용자가 이를 그대로 받았다면, 그 노무 제공을 승낙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일은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수당 지급 의무가 남습니다. 지정된 날에는 노무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촉진해도 소멸하지 않는 경우
제60조 제7항 단서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인력 부족이나 업무 지시로 지정일에 근무가 불가피했다면, 형식상 촉진 절차를 갖췄어도 수당 청구권이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제60조 제6항에 따라 업무상 부상·질병 휴업기간, 출산전후휴가 기간, 육아휴직 기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및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으로 단축된 시간은 출근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기간을 결근 처리해 연차 일수 자체를 잘못 산정하면, 촉진 절차와 무관하게 미부여 문제가 발생합니다.
한편 제62조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으면 연차휴가일을 갈음해 특정 근로일에 휴무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아니라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요건으로 하므로, 부서장 구두 협의 수준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5. 위반 시 제재
연차휴가를 부여하지 않거나 제60조 제5항의 유급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촉진 절차가 무효로 판정되면 미지급 연차수당은 임금체불로 이어지고, 퇴직자의 경우 제36조의 금품청산 문제까지 겹칩니다. 절차 하나를 아끼려다 체불 사건으로 번지는 구조입니다.
결론 — 지금 확인할 세 가지
첫째, 1차 촉구 기록을 다시 꺼내보십시오. 발송 시점이 7월 1일~10일 구간에 들어가는지, 개인별 잔여 일수가 명시됐는지, 서면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이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흠결이 발견되면 2차 절차를 아무리 완벽히 해도 촉진 효력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둘째, 미응답자 명단을 지금 확정하십시오. 촉구를 받고 10일 안에 사용 시기를 통보하지 않은 근로자가 2차 지정통보 대상입니다. 10월 31일이라는 마감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대상자 확정과 지정일 배분에 쓸 수 있는 시간은 9월 한 달이 거의 전부입니다.
셋째, 1년 미만 근로자는 별도 트랙으로 관리하십시오. 이들의 일정은 회계연도가 아니라 입사일 기준이며, 촉구 시점도 3개월 전·1개월 전으로 나뉩니다. 인사시스템에서 근속 1년 미만 인원을 따로 뽑아 개별 일정표를 만드는 편이 안전합니다.
연차사용촉진은 사용자가 수당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법이 열어둔 예외입니다. 예외인 만큼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9월에 한 번 점검해 두면 연말 정산에서 수천만원의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절차의 완성도가 곧 비용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