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휴가, 하루 단위에서 시간 단위로 —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가져올 변화

작성일: 2026년 6월 18일

참고 기사

⚠️ 법조항 안내: 본 글에서 인용한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제60조(연차 유급휴가)·제61조(연차 유급휴가의 사용 촉진)·제94조(취업규칙의 변경 절차)는 첨부 파일(노동법 13종.pdf에 수록된 근로기준법 원문)의 현행 조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다만 2026. 6. 2.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보도된 연차휴가 시간 단위 사용제, 4시간 근로자의 휴게시간 선택권, 연차 청구·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 금지 명문화 등은 아직 공포·시행되지 않은 ‘개정안’ 내용이며, 첨부 파일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간 단위 사용의 구체적 기준(최소 사용 단위, 연간 한도 등)은 시행령에 위임될 예정이라고 보도되었으나 그 내용 역시 첨부 자료에는 없으므로, 정확한 시행 시기와 세부 기준은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및 고용노동부 공식 발표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서론: 연차도 ‘시간 단위’로 — 화제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하루 단위로만 쓸 수 있던 연차휴가를 이제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게 된다는 소식이 화제다. 정부는 2026년 6월 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연차휴가의 시간 단위 사용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자녀 병원 진료나 관공서 방문처럼 하루를 다 비우기엔 아깝고 반차로도 애매한 자투리 일정을 위해, 연차를 1~2시간씩 떼어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동시에 하루 4시간만 근무하는 근로자가 원할 경우 의무 휴게시간 없이 바로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두 변화 모두 노·사·정이 참여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논의를 반영한 것으로,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려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이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해 공포된 법률이 아니라 국무회의 의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금 당장 회사에 시간 단위로 연차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 글에서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연차휴가와 휴게시간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부터 짚고,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엇이 바뀌는지, 근로자와 사업주가 지금 단계에서 챙겨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본론: 현행 제도의 골격과 개정안이 담은 세 가지 변화

1. 현행법이 정한 연차휴가·휴게시간의 원칙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계속근로 1년 미만이거나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정한다. 제4항은 3년 이상 근속자에게 매 2년마다 1일을 가산해 최대 25일까지 휴가를 늘려준다. 제5항은 이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한다고 정하면서도,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인정한다. 제61조는 사용자가 휴가 사용을 서면으로 촉구했음에도 근로자가 쓰지 않으면 그 미사용 휴가에 대한 보상 의무를 면제해 주는 ‘연차 사용 촉진제도’를 두고 있다.

이 규정들은 모두 휴가를 ‘일(日) 단위’로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법문 자체가 “15일”, “1일”처럼 날짜 수로 휴가를 세고 있을 뿐, 시간 단위 사용을 직접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명문 규정은 없다. 실무에서는 반차나 시간 단위 휴가를 회사 내규·단체협약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는 법적 의무가 아니라 사업장별 재량에 따른 것이었다.

휴게시간은 제54조가 기준을 정한다.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는 것이 제1항의 원칙이고, 제2항은 그 시간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는 강행규정으로, 근로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는 법정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했다. 즉 현행법상으로는 4시간 근무자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휴게시간을 생략하고 곧바로 퇴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개정안이 담은 세 가지 변화

보도에 따르면 2026년 6월 2일 국무회의 의결안은 세 가지 변화를 담고 있다. 첫째,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를 시간 단위로 나누어 쓸 수 있게 된다. 둘째, 하루 근로시간이 정확히 4시간인 근로자는 본인이 명시적으로 원하는 경우 30분의 휴게시간 없이 곧바로 퇴근할 수 있다.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휴가 청구·사용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이는 시간 단위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사용자가 휴가 사용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다만 시간 단위 연차의 구체적인 운용 방식—1회 최소 사용 시간, 연간 시간 단위로 쓸 수 있는 총량 등—은 “법률에 위임 근거만 두고 세부 사항은 시행령에서 정한다”는 식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구체적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회사별 운영 기준을 정비하기까지는 시행령 제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3. 시행 시기와 지금 챙겨야 할 것

보도에 따르면 시간 단위 연차휴가 제도는 법 공포 후 1년, 4시간 근로자의 휴게시간 선택제는 공포 후 6개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는 국무회의 의결 단계의 정부안일 뿐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것은 아니므로, 심의 과정에서 내용이나 시행 시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사업주는 지금 시점에서 취업규칙을 서둘러 바꿀 필요는 없지만, 법안 통과 동향을 주시하며 근태관리 시스템이 시간 단위 휴가 신청·기록을 처리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좋다. 다만 실제로 개정 법령이 시행되어 휴가·휴게 관련 취업규칙 조항을 손질해야 하는 시점이 오면, 그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리한지 유리한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취업규칙 변경 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까지 받도록 정하고 있다. 시간 단위 연차 도입처럼 근로자에게 유리한 방향의 변경이라도, 운영 세칙을 함께 정비하는 과정에서 기존 반차·조퇴 제도와 충돌하지 않도록 절차를 갖춰 두는 것이 안전하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아직 시행되지 않은 제도를 전제로 휴가 계획을 세우기보다, 현재는 제60조가 정한 일 단위 사용 원칙과 회사 내규상의 반차 제도를 활용하면서 법안 통과 소식을 지켜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결론: 시행은 아직 — 동향을 지켜보며 준비할 시간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연차휴가를 하루 단위로만 쓰게 했던 오랜 원칙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다. 시간 단위 연차 사용과 4시간 근로자의 휴게시간 선택권은 일·생활 균형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만, 아직 국회 통과와 공포라는 절차를 남기고 있고 세부 운영 기준도 시행령에 맡겨져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사업주는 국회 심의 동향과 향후 시행령 입법예고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근태관리 체계와 취업규칙을 시간 단위 휴가에 맞춰 정비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도 “내년부터 연차를 시간 단위로 쓸 수 있다”는 보도만 믿고 앞서 나가기보다, 현재는 근로기준법 제60조와 제54조가 정한 현행 기준—15일의 연차, 4시간 근무 시 30분 휴게—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시행일과 세부 기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고용노동부 발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