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다음엔 정리해고? 경영상 해고가 적법하려면 갖춰야 할 4가지 요건

작성일: 2026년 10월 31일 참고 기사: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6052708592575961

서론: 희망퇴직 뒤에 정리해고가 따라올 때

올해 들어 게임, 석유화학, 배터리 등 업황이 흔들리는 업종에서 구조조정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게임 개발사는 전체 인력의 20% 이상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먼저 진행하고, 목표에 못 미치면 정리해고에 나설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회사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 예정일 50일 전에 협의하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내보낼 수 있느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허용하되, 일반 해고보다 훨씬 까다로운 요건을 요구합니다. 이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해고가 무효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근로기준법 제24조를 중심으로 정리해고의 4가지 요건과 신고, 우선 재고용 절차를 살펴보고, 사업주와 근로자 각각이 확인해야 할 실무 포인트를 짚어 보겠습니다.

본론: 경영상 해고의 요건과 절차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제24조 제1항은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문장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적자나 위기가 ‘긴박’한지는 법 조문에 숫자로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법원이 사건마다 판단해 온 판례 법리의 영역이므로, 일시적 적자나 단순한 이익 감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회사의 재무 상태, 향후 전망, 인력 감축의 규모가 종합적으로 따져진다는 점을 이해해 두시면 됩니다.

2.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제24조 제2항은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신규 채용 중단, 근로시간 단축, 임원 급여 삭감, 배치전환, 일시휴직, 희망퇴직 모집 같은 조치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사례처럼 희망퇴직을 먼저 받는 것은 해고회피노력의 한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희망퇴직은 근로자가 스스로 계약 종료에 합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면담을 반복하며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거나 거부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한다면, 겉으로는 희망퇴직이어도 실질은 해고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3.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상자 선정

같은 항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라고 요구하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근무 성적, 근속 연수, 부양가족 수, 업무의 필요성 등 객관적 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일관되게 적용해야 합니다. 특정 노조 간부나 평소 눈 밖에 난 직원을 골라 내는 식의 선정은 공정성 요건에서 문제가 됩니다.

4.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제24조 제3항에 따라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는 방법과 해고 기준에 관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에, 없으면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근로자대표)에게 해고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통지서만 보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실제로 의견을 듣고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이미 정해 둔 명단을 통보하는 수준이라면 ‘성실한 협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신고, 예고, 서면통지, 우선 재고용

요건을 갖춘 뒤에도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제24조 제4항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0조에 따르면, 1개월 동안 일정 규모 이상을 해고하려는 사용자는 최초 해고일 30일 전까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규모는 상시 근로자 99명 이하 사업장은 10명 이상, 100명 이상 999명 이하는 상시 근로자의 10퍼센트 이상, 1,000명 이상은 100명 이상입니다. 신고서에는 해고 사유, 예정 인원, 근로자대표와 협의한 내용, 해고 일정이 들어갑니다.

또 제26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도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27조에 따라 해고 사유와 시기는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제24조 제5항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요건을 갖춰 해고한 경우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로 본다고 정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이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제25조 제1항은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에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면, 해고된 근로자가 원할 경우 그를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해고 직후 같은 업무에 신규 채용을 하면 이 의무를 위반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 절차를 지켰는지가 곧 해고의 효력을 가른다

정리해고는 회사가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해지지 않습니다. 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회피노력, 공정한 대상자 선정, 근로자대표와의 50일 전 협의라는 네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고, 여기에 노동부 신고, 30일 전 해고예고, 서면통지, 우선 재고용 의무까지 지켜야 합니다.

사업주께서는 구조조정 계획을 세울 때 일정을 거꾸로 계산하시기 바랍니다. 협의 50일, 신고 30일을 감안해 시작 시점을 정하고, 협의 내용과 선정 기준을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입니다.

근로자께서는 희망퇴직 서류에 서명하기 전에 불이익 압박이 없었는지, 회사가 회피 노력을 했는지 확인하시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서면 통지 여부와 해고 사유를 꼭 확인하세요.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서둘러 노무사나 상담기관에 문의하시길 권합니다. 구조조정은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큰 부담인 만큼, 절차를 지키는 것이 서로를 지키는 길입니다.

인용 법령

  • 근로기준법 [법률 제21373호, 2026. 2. 19. 타법개정, 시행 2026. 8. 20.] 제23조, 제24조, 제25조, 제26조, 제27조
  • 근로기준법 시행령 [대통령령 제35436호, 2025. 4. 8. 일부개정, 시행 2025. 10. 23.] 제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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