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지치는 세상, ‘번아웃(Burnout)’은 흔한 말이 되었지만 그 원인과 진행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특히 최근 심리학에서는 ADHD 성향의 번아웃과 완벽주의 성향의 번아웃을 구분해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아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각의 번아웃이 어떻게 시작되고, 무엇에 지치며,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비교하며 자신의 탈진 유형을 인식하고 맞춤형 회복 전략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ADHD형 번아웃: 에너지 분산과 자기조절 실패에서 시작된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을 가진 사람은 집중 유지의 어려움, 감정 기복, 시간 관리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일을 몰아서 처리하거나, 중간에 미루고 다시 몰아치는 반복된 불균형 루틴에 빠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분배가 되지 않고 짧은 기간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진하거나, 해야 할 일에 대한 지속적인 죄책감과 압박으로 정서적 피로가 누적됩니다.
특히 ADHD형 번아웃은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 “계획은 왜 항상 무너질까?”와 같은 자기불만과 자기효능감 저하가 주된 특징입니다. 끊임없는 자책과 실패감, 그리고 충동적 루틴은 결국 신체적 탈진과 함께 정서적 무력감으로 이어집니다.
완벽주의형 번아웃: 과잉 통제와 실수 불허의 압박에서 비롯된다
완벽주의자는 모든 일을 실수 없이, 최고 수준으로 해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초반에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나, 지속되면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과 통제 욕구로 인해 심리적 압박이 극도로 높아집니다. 조금만 부족해도 자기비판과 수치심에 시달리며, 쉬는 동안에도 “이 시간에 더 했어야 했는데”라는 내면의 채찍질이 멈추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감정 표현을 억제하고, ‘쉬는 것도 일의 연장선’처럼 느끼며 진정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완벽주의형 번아웃은 에너지 고갈 외에도 감정적 마비와 공허감, 그리고 무기력 속에서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신념이 자신을 소모시키는 자가연소형 번아웃입니다.
회복의 열쇠는 ‘자기 이해’와 ‘접근 방식의 변화’
두 유형 모두 탈진에 이르지만, 회복 방법은 다릅니다. ADHD형 번아웃은 시간 구조화와 자극 조절이 핵심입니다. 일정과 작업을 세분화하고, 짧은 집중 시간을 반복하며 작은 성공 경험을 누적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이 비효율적이거나 게으르다는 오해를 줄이는 자기 이해가 중요합니다.
반면, 완벽주의형 번아웃은 기준 완화와 자기자비 훈련이 필수입니다. 실수를 허용하는 태도, 70%의 완성도에도 만족하는 연습, ‘나는 지금 충분하다’는 내면의 인정이 번아웃 회복을 돕습니다.
두 성향 모두 인지행동치료(CBT)나 수용전념치료(ACT)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서 점진적으로 심리적 유연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결론
ADHD형 번아웃은 자기조절 실패와 반복된 몰아치기, 완벽주의형 번아웃은 지속적인 자기압박과 감정 억제에서 비롯됩니다. 두 유형 모두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친 것’이지만,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다르게 접근하고 다르게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 당신이 번아웃에 가까워졌다면, 그 피로의 ‘방식’을 먼저 이해해 보세요. 그리고 오늘은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지친 이유가 있고, 그만큼 회복할 자격도 있다.”